[서울특별시 성북동] 법정 스님과 길상사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1932년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 스님은 전남대학교 상과대학을 수료한 뒤 통영 미래사에서 출가했다. <불교사전>편찬 작업을 하고, 산문집 <영혼의 모음>으로 필력을 알리게 되었는데, 1970년대 유신철폐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기관원의 감시를 받기도 하고 수차례 연행되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정권의 핍박을 받자 모든 것을 떨치고 조계산 송광사로 내려갔다. 송광사 뒷산에 직접 작은 암자인 불일암을 짓고 독서와 수행으로 마음을 닦았다. 그 무렵에 쓴 책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무소유>다.

법정 스님은 "우리는 필요에 따라 소유한다. 하지만 그 소유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갖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무엇에 얽매이는 일. 그러므로 많이 가지면 그만큼 많이 얽매이는 것이다. 무소유는 단순히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2003년에 길상사 회주(會主)에서 스스로 물러나 명상하고 책 읽는 데 전념했다.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3가지는 스승이자 벗인 책 몇 권, 나의 일손을 기다리는 채소밭, 그리고 오두막 옆 개울물 길어다 마시는 차 한 잔이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평생 무소유를 실천하며 살았다. 2010년 3월 "장례식을 하지마라. 사리를 찾지 마라. 재는 오두막의 꽃밭에 뿌려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열반에 들었다.

법정스님을 추억하며 길상사에 느긋하게 머물고 싶다면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다. 108배를 할 수 있다면 종교의 유무에 관계없이 매달 셋째, 넷째 주말에 1박2일 템플스테이가 있다. 사찰 둘러보기, 다도, 공양, 예불, 좌선, 108배, 선체조 등을 체험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만 챙겨 가면된다.

최혜진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