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의 남북대결, 이번에는 결판난다 [김종국의 사커토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한국과 북한이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36년 만의 맞대결을 펼친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의 결행에 성공했다. 북한 역시 준우승을 차지한 지난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의 결승행을 이뤘다. 양팀의 맞대결은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축구는 그 동안 아시안게임 4강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며 결승행에 실패했었다. 이번 대회에선 6경기 연속 무실점의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28년 만의 우승을 노리게 됐다. 그 동안 아시아 정상 등극이 쉽지 않았던 한국은 28년 만에 찾아온 기회에서 북한과 만나게 됐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수준급의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처럼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인 북한은 조직적인 속공을 통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라크와의 4강전에선 박광룡 등이 날카로운 프리킥 능력도 선보였다.

지난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만났던 한국과 북한은 당시 연장전까지 득점없이 0-0으로 비겨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그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승부차기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대회 결승에선 연장전까지 승부가 나지 않더라도 승부차기를 통해 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과 북한이 36년 만에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유럽 빅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꾸준히 나타났다. 반면 북한 축구는 한동안 침체기에 있었지만 지난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북한 축구는 각급 대표팀 간의 대결에서 한국을 위협했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에서 한국은 북한에 1-2 역전패를 당했고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도 한국의 1-2 역전패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북한은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한국에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0년 열린 AFC U-19 챔피언십 4강전에서도 이광종 감독이 이끌었던 U-19 대표팀은 북한에 0-2로 패했다. 당시 패했던 선수들 연령대가 지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의 연령대다.

한국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북한은 공동우승을 차지했던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6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양팀이 결승전에 다시 오르기까지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을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다.

축구대표팀의 이광종 감독은 "28년 만에 결승전에 올라갔고 우리팀 선수들의 의욕이나 전력이나 마음가짐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24년 만의 결승행에 성공한 북한 윤정수 감독은 "정신적으로 다 준비가 되어 있다. 최선을 다해서 우리팀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육체와 기술적인 면에서 모두 발휘할 것"이라는 의욕을 보이며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칠 축구대표팀(위)과 북한대표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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