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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여자들은 왜 홍종현을 좋아할까.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나 얼마 전에 끝난 MBC 드라마 '마마'까지 두루 살펴봐도 '키 크고 잘생겼지만, 무뚝뚝한 남자'로 밖에 안 보이는데, 요즘 주변 여자들은 홍종현 얘기만 나오면 노소 가리지 않고 "걔 참 괜찮던데?"란 말뿐이다.
그리고 홍종현을 만났다.
▲ "키 184cm. 중2 때까지 맨 앞에서 두 번째"
모델이라 키가 컸다. "184cm요" 중학생 때 훌쩍 커버린 키다. "중2 때까지 앞에서 두, 세 번째였어요. 중3 때 180cm 가까이 자랐어요" 어깨는 딱 봐도 떡 벌어진 게 몸도 탄탄해 보였다. "엄청 좋진 않은데…, 복근도 없어요."
말투가 부드럽고 조곤조곤하다. 크고 호탕하게 웃진 않아도 칭찬 한 마디에 부끄러워하며 "하하" 하는 웃음 소리가 퍽 소년 같다. 콧날이 오뚝한 데다가 쌍꺼풀 없는 눈매가 날카롭다가도 웃어 버리면 금세 둥글게 흐트러진다. 그 눈이 가장 좋다고 했다. "예전에는 싫었거든요. 형들이 오해도 많이 하고. 왜 째려보냐고 불만 있냐고. 지금은 제 눈이 제일 좋아요" 이런,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생김새에 벌써 설득 당해버린 기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옷 입는 걸 좋아했어요" 학창시절 처음 모델을 꿈꿨다. 모델 학원 다닐 돈을 구하려고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교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선생님이 호출해 꾸짖었다. 그런데 포기는커녕 당돌하게 "저 지금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요" 했다. 그게 고등학생 때 일이다.
오토바이는 좀 타봤으나 소위 '날라리'는 아니었다는데, "바람 맞으면서 달리는 게 좋았거든요" 이거야 원, 영화 '비트' 속 한 장면 같은 이야기를 해버리는 거였다. 대신 "동네에 오토바이를 타는 애들이 있었어요. 근데 뒤에 여자를 태우거나 위험하게 신호 위반하고 이런 애들을 싫어했어요. 전 친구들이랑 호수공원 가서 닭꼬치 사먹으면서 놀았거든요. 학창시절 때 조용한 편이었어요. 남자애들이랑 축구 하면서 놀고. 남녀공학이었는데 친했던 여자 아이들이 다 해야 2, 3명 밖에 없었어요"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워낙 차분하니 도무지 안 믿을 수 없다.
▲ "송윤아 선배 연기 보면 빠져들어…아주머니 팬들은 적극적"
고등학생 때 처음 연극을 본 후 모델만큼 연기에 대한 동경도 컸다. 2011년 폭발적인 마니아층을 이끌어낸 KBS 2TV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해 보이는 이재규 역은 알고보니 다들 원하지 않았던 캐릭터였으나 홍종현에게는 "뒷부분에 무언가 터뜨릴 것만 같았던 캐릭터"였고, 결국 이재규로 평범하지 않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마마'에선 시한부 인생의 한승희(송윤아)를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어려도 따뜻한 남자 구지섭을 연기했다. 베테랑 송윤아가 상대역이었다.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했고 어색한 장면도 나왔다. 뭔가 배울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점차 현장에 적응했고, 그제야 베테랑의 살아있는 연기를 체감했다.
"송윤아 선배의 눈을 마주보고 단 둘이 대사를 하면요, 정말 너무나도 절절하게 연기하시니까 저도 모르게 빠져들 때가 있어요. 전 그냥 대사만 하는 데도 모든 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신기한 경험이요. 많이 배웠죠. 보는 것만으로도요."
'마마'로 주부 팬들이 많이 늘었다. 전에는 '모델 홍종현' 좋아하는 소녀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드라마 하고 이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건 처음이에요. 그동안 아주머니, 아저씨 분들은 절 잘 모르셨거든요. 이번에 친구들 어머니부터 시작해서 마트를 가도 다들 알아보시더라고요."
주부 팬들의 사랑은 소녀 팬들보다 뜨겁다. "어린 팬들은 쭈뼛쭈뼛 다가와서 '사인해주면 안 돼요?' 하는 편이라면 아주머니 팬 분들은 막 들어오세요. '그 친구 맞지? '마마' 나오는 구지섭?' 하시고, 간혹 만지시는 분들도 계세요. 하하" 특히 부모님이 기뻐하신다. "주변에서 '아들, 잘 보고 있어요' 이런 얘기 들으시니까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 "'우결' 하차해도 당연히 유라랑 연락할 것"
홍종현의 평소 모습과 가장 가까운 게 '우리 결혼했어요'다. 초반에는 가상 아내 걸스데이 유라에게 워낙 표현을 안 해서 시청자들이 '유라가 싫은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 나름 고충이 있었다고 했다.
"제가 워낙 표현을 잘 못하고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성격이라 평소에도 오해를 많이 받아요. '재미 없어?', '불편해?', '집에 가고 싶어?' 이런 오해를 들어요. 사실 제가 말을 많이 하기보단 주로 말을 들어주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억지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한 생각과 감정을 유라에게 많이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죠."
'우리 결혼했어요'를 하차해도 유라랑 계속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게 물어볼 일이냐는 투로 "당연하죠" 하고 쿨하게 말하고 남자답게 씩 웃는다.
"가상의 결혼 생활이긴 하지만 몇 달 동안 같이 있으면서 정이 들었고 앞으로는 당연히 지금보다 더 정들 것 같아요. 마지막은 생각 안 해봤는데 많이 아쉬울 거예요. 그리고 방송이 끝나더라도 저희가 이혼하거나 결별하는 게 아니라 좋은 추억과 기억으로 남기고 서로 제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많이 응원하려고요. 걸스데이 앨범이 나오면 축하도 많이 해줄 것 같고요. 가끔씩 만나서 식사도 하면서요."
▲ 홍종현, 괜찮더라.
1990년생으로 스물 네 살의 아직 어린 모델 겸 배우. 앞으로 누군가 "홍종현 어때?" 하고 묻는다면 "걔 참 괜찮더라"고 대답할 생각이다. 그가 키 크고 잘생긴, 또 이수혁, 김영광, 김우빈 같은 친구를 둔 톱 모델이라서가 아니다. 친구들과 모이면 게임이나 하고 볼링을 치거나 운동을 하는 의외로 건전한 청년이라서도 아니다. 웃음이 매력적이라서도, 유라 얘기를 할 때 뭔가 진심 섞인 목소리가 솔직해서도 아니다. 그에게 연예계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이런 얘기를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 이사 가시는 데 도움 드렸을 때요. 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근데 그 일을 해서 돈도 벌고, 부모님 이사 갈 때 도움도 드릴 수 있어서 그때 진짜 기분이 좋았어요. 돈도 좀 보태드리고, TV도 사드렸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실 저도 어렸을 때는 싫었어요. '부모님이 부자라서 이것 저것 다 해주고 많이 사줬으면 좋겠는데' 하고 철없을 때 그런 생각 솔직히 많이 했어요. 근데 저희 부모님이요, 너무 힘드신데도 정말 성실히 일하시거든요. 그 모습 보면서 제가 철이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이 고생하시면서도 묵묵히 일하는 모습 보고요. 이런 생각을 항상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는 아들이 되자'라고요."
[모델 겸 배우 홍종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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