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기수' 3월 초연, 전쟁중 탭댄스 빠진 북한군 포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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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북한군 포로 소년 로기수가 전쟁의 극한과 이념 대립을 넘어 꿈을 향해 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로기수'가 오는 3월 12일 초연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북한군 포로 소년 로기수가 거제포로수용소에서 미군 흑인 장교의 탭댄스에 마음을 빼앗기며 시작되는 뮤지컬 '로기수'는 종전 후 이익을 챙기기 바쁜 미군과 수용소 내 이념 전쟁이 극에 달한 포로들 사이에서 로기수가 꿈과 희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비장한 댄스와 빈티지한 음악으로 풍성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뮤지컬 '로기수'는 세계적인 포토 저널리스트 베르너 비쇼프(Werner Bischof)가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에서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는 포로들이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좌파와 우파 간의 이념 대립으로 치열한 세력 싸움이 벌어지는 또 다른 전쟁터였다.

수용소를 관리하는 미군 헌병대는 노래, 악기, 춤, 뜨개질, 체스 등 미국식 문화를 활용한 여가활동에는 관대하고 적극 장려도 했지만 양측이 서로 폭행을 하고 물자 배급에 부정을 저지르는 등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 것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관했다.

우리에게는 뼈 아픈 과거로 기억되는 시간을 담은 사진 속에는 포로들이 복면을 쓰고 자신을 숨긴 채 춤을 추고 있다. 이 사진을 본 김신후 작가는 탭댄스에 빠진 북한군 포로 소년 로기수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그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여기에 뮤지컬 미스터 온조'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장우성이 '로기수'의 각색과 작사를 맡고,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의 작곡가 신은경이 미국 팝 음악을 토대로 작곡 작업을 해 보다 풍성한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또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모범생들' 등을 통해 세심하고 심도 깊은 연출력을 인정받은 연출가 김태형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으로 작품의 따뜻한 감성을 라이브 음악으로 전했던 음악감독 변희석, 무대디자이너 오필영,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안무감독 신선호 등 믿고 보는 탄탄한 제작진이 함께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뮤지컬 '로기수'는 한국전쟁 당시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상도 고향도 버릴 수 있을 만큼 탭댄스에 빠진 로기수를 통해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뮤지컬 '로기수' 초연에는 북한군 포로 로기수, 로기진 형제를 비롯 가수를 꿈꿨던 양공주 민복심, 재간둥이 배철식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각양각색의 캐릭터는 김대현, 윤나무, 유일, 김종구, 홍우진, 임춘길, 장대웅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을 만나면서 입체감이 더해질 예정이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후 맹목적으로 미국을 경멸하지만 포로수용소에서 난생 처음 춰보는 탭댄스의 매력에 사로잡히는 로기수 역에는 김대현과 윤나무, 첫 뮤지컬 신고식을 하는 서프라이즈의 유일이 맡아 허세 가득한 북한군 소년 포로를 연기할 예정이다.

로기수의 형이자 전장의 악마로 불리는 인민군 엘리트 전사 로기진 역에는 김종구, 홍우진이 맡아 전작에서의 밝고 유쾌한 캐릭터와 180도 다른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등 색다른 연기 변신을 준비 중이다.

댄서로서 탁월한 기량을 가진 포로수용소의 흑인 장교 프랜 역에는 임춘길과 장대웅이 캐스팅돼 극 중 로기수에게 탭댄스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묵직한 감정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포로수용소 내 정보통이자 재간꾼 배철식 역은 오의식, 정순원, 이우종이 맡아 순수하고 유쾌한 소년 포로를 연기한다. 임강희와 이지숙은 어린 시절 가수를 꿈꿨지만 떠돌이로 살다 수용소로 흘러 들어온 민복심 역에 캐스팅되어 로기수와 풋풋한 러브라인을 형성할 예정이다.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수용소 내 댄스단에서 독보적인 춤실력을 보유한 이화룡 역은 양경원과 김민건이 맡아 맛깔 나는 노래, 연기 외에도 화려한 탭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조금 둔해 보이지만 심지가 굳고 한국무용을 사랑하는 황구판 역은 김성수, 양공주 클럽의 여인이자 거친 매력의 소유자 장개순 역에는 김지혜, 거제포로수용소장으로 부임해 온 미군 준장 돗드 역은 권동호가 캐스팅돼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북한군 포로 소년 로기수의 꿈을 향한 여정을 담은 뮤지컬 '로기수'는 오는 3월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김대현, 윤나무, 유일, 장대웅, 임춘길, 홍우진, 김종구(첫번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오의식, 정순원, 이우종, 김민건, 양경원, 이지숙, 임강희(두번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성수, 김지혜, 권동호(세번째 사진 왼쪽부터). 사진 = IM Culture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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