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훔방' 김성호 감독, "신연식 주장 오해…이미 얘기 된 부분"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신연식 감독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의 시나리오가 자신의 작품이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개훔방'의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성호 감독이 입장을 밝혔다.

김성호 감독은 2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신연식 감독과 워낙 잘 안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했는데, 섭섭한 게 있었나 보다.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3년 동안 '개훔방'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그 당시(신연식 감독 시절) 투자 쪽이 잘 안 됐던 걸로 알고 있다. 소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당연히 겹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신연식 감독이 쓴 부분들이 분명 반영이 됐기 때문에 크레딧에 같이 이름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노부인이 부자로 설정된 건 신연식 감독의 설정에서 온 것이고, 생일파티에서 지소(이레)가 집을 훔쳐야 된다고 한다거나 평당에 500이 있다거나 노숙자의 이야기들이나 이런 부분들은 그 이후 작업해 들어간 거라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같이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두 사람의 이름이 올라간 것은 이미 다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촬영 직전에도 만나 이야기를 했고, 시나리오도 보내드렸다. 아마 오해가 있었거나 뭔가 섭섭한 부분이 있었을 건데, 한 번도 그 이후 연락을 안 했기 때문에 아무런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나도 시나리오 작가로서 계약을 했고, 나도 오랫동안 작업을 했던 것이다. 작업이 끝난 걸 신연식 감독에게 보내드렸다. 그렇게 작업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고, 영화가 시나리오와 다르게 나온 것도 아니다. 불만이 있거나 섭섭한 게 있으면 우리와 이야기를 했으면 되는데 안 하고 있다가 이렇게 이야기가 나와 약간 이해가 안 되기는 한다.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영화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은 '대한민국 영화 관계자 분들과 관객 분들에게 드리는 글'을 공개했다.

신 감독은 "'개훔방'의 시나리오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4, 5년 전에 제가 쓴 것"이라며 "극장 개봉 이후라도 작가 크레딧에서 감독의 이름을 빼줄 것을 감독 본인에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류인간'과 같은 평범한 독립영화는 아트하우스 체인에서 5개 관을 배정받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다. 이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 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다. 즉각 중단하기를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영화 '개훔방' 김성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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