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役' 차승원, CF에선 코믹한 왕…괜찮을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배우 차승원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인기 배우다. 원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남성미 물씬 풍기며 인기였는데, 얼마 전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어촌 편'에 출연해 의외로 요리 잘하고 다정한 면모까지 드러내 '차줌마'란 별명도 얻었다. 특유의 넉살은 대중이 차승원을 친근하게 느끼는 데 한몫했다.

MBC 사극 '화정'에선 광해군 역을 맡아 예능에서 못 보여준 근엄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인기에 힘입어 요즘 "TV만 틀면 차승원이 나온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CF를 섭렵하며 광고계까지 휩쓸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차승원의 여러 CF 중 코믹한 왕으로 분한 CF만큼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통신사 CF에선 차승원이 왕으로 등장해 과거시험 장면에서 반전의 대사를 던지며 코믹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왕이 기자회견을 여는 내용도 있는데, 이 CF 역시 익살스럽게 전개되는 건 마찬가지다.

'화정'에선 광해군으로 분해 정치 싸움의 격랑 속에 놓인 왕의 고뇌를 연기하는 것과 달리 CF에선 코믹한 왕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몰입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있다. CF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특성 탓에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남는 잔상도 짙은 까닭이다.

연예인이 인기를 얻어 CF를 찍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으나, 출연 중인 작품에 영향을 줄 정도의 CF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일단 차승원은 CF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이다.

마침 25일 경기 용인시 MBC드라미아에서 '화정'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차승원의 생각을 물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CF 속 코믹한 이미지가 "'화정' 시청자들의 몰입에 영향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물론 (영향이)있다"고 했다.

다만 "그런 점에 대해서 사실 '너무 죄송하다'거나 하는 건 없다"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CF는 CF고, 드라마는 드라마다)"고 했다. "'영향이 미칠 것인가? 어떡하지?' 이런 건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서 "만약에 입장 바꿔놓고 생각했을 때 '그걸 거부할 수 있느냐' 묻고 싶다"고 너스레 떨었다.

앞서 차승원과 비슷한 상황에 다른 결정을 한 인물이 있다. 배우 최민식이다. 최민식은 지난해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분해 열연하며 영화 성공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런데 당시 최민식은 영화로 얻은 인기에도 CF는 자제했다고 한다.

'명량' 김한민 감독은 앞서 지난 4월 스포츠월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명량'의 흥행 이후 CF 제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이를 모두 거절했다"며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 캐릭터를 희화화하는 것을 알아서 자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차승원의 '화정' 스틸(위), 한 광고 영상 속 모습. 사진 = 김종학프로덕션 제공-광고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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