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 칠십 리, 아늑한 해변 정원 외돌개

서귀포 칠십 리 해안 절경 중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외돌개

서귀포 서쪽에 나지막이 솟아오른 삼매봉 자락 우람한 해송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계단을 내려서면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온다. 바다가 가까워졌다는 느낌도 잠시, 몇 걸음 더 내려서면 별 천지가 펼쳐진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풍경 앞에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야 외돌개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 20여 미터의 바위 정수리에는 해풍에 살아남은 나무 몇 그루가 무덕져있고 바다 한복판에 장군석이 늠름한 기상으로 홀로 우뚝 솟아 있다. 외따로 떨어져 있다 하여 외돌개라고 부르지만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가 폭풍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기다리다 바위가 된 할머니의 애틋한 전설이 전해 온다. 전설 속 부부의 슬픔을 위로하듯 외돌개 주변엔 수직 절벽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파도가 바위를 감싸안듯 끊임없이 밀려온다.

절벽위로 난 산책로를 따라 들어서면 널찍한 잔디밭이 펼쳐진다. 봄가을 소풍철이면 서귀포의 학생들로 붐비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다.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 알려지고 여주인공의 포스터가 등장하면서 외돌개는 한류관광의 중심이 된 듯하다. 문섬과 범섬이 아스라이 떠 있고 기암괴석이 해안을 두른 바다 위 푸른 초원이라서 저물녘이면 호젓한 해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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