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정선군] 어름치, 비오리 노니는 생태계의 보고 영월동강

길이 끊긴 곳에서도 강물은 흐른다. 사람 발길 닿지 않는 비경지대 간직한 강

강원도 정선 땅 용탄과 광하리, 병빙산 아래 할미꽃 서식지와 가수리를 지나 느긋하게 흐르던 조양강은 동남천과 합류하여 비로소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나래소와 황새여울을 지나면서 물살은 더없이 세차게 몰아치니, 산태극 수태극으로 산과 강이 얼싸안은 채 몇 차례나 굽이치다가 영월 땅 어라연 깊은 물에서 짧고도 달콤한 휴식을 얻는다. 그러나 그것도 짐시일 뿐, 된꼬까리 급한 여울지나기는 어렵기만해서 바위에 부딪힌 뗏목이 여지없이 깨지기도 했다.

그 옛날 인제와 정선에서 나무를 베어 서울까지 실어나르던 떼꾼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으니, '떼돈'벌기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살 순한 만지나루터에 이르면 떼꾼들을 반기던 스타급 주모인 전산옥의 고운 자태가 보이는 듯도 하다. 이제 동강은 거운리 섶세와 둥글바위 지나 영월읍 하송리에서 서강과 만나면 65킬로미터에 이르는 장정을 마치고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석회암 지대인 동강 유역은 천연기념물 제206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유명한데 지하수, 석회수의 용식작용 등으로 형성된 동굴이다. 백룡동굴 외에도 동강 유역에는 보고된 동굴만 256개나 된다. 동강은 미기록 종을 포함해 많은 천연기념물,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수달, 어름치, 쉬리, 버들치, 원앙, 황조롱이, 솔부엉이, 소쩍새, 비오리, 흰꼬리독수리, 총채날개나방(미기록 종), 노란누에나방, 백부자, 꼬리겨우살이 외에 최근 몇 년사이 동강할미꽃이 발견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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