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거창군] 전형적인 마을 숲과 마을 입구의 노송, 거창 동호리 솔숲

소나무숲은 나무들이 뱀장어처럼 몸을 비틀면서 자랐다.

김천에서 3번 국도를 따라 거창군 경계에 들어서면 왼쪽 들판 끝에 일련의 숲과 몇 그루의 노송이 언뜻 보인다. 동호리마을은 곳곳에 노목과 배후 산이 잘 어우러진 전통적인 마을이다. 마을을 감싼 산을 불영산 또는 동호후산이라고 불렀는데 과거에는 솔숲이 울창해 목재를 생산하거나 특산품의 송이를 생산했지만 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한 상처와 도벌로 큰 나무는 다 사라졌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채취한 송이와 송진을 팔아서 큰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놓았다고 하니 숲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수양버들 가로수 사이로 난 길은 곧 내를 건너고 포장도로가 갑자기 좁아지면서 숲을 통과한다. 왼쪽 평지에는 몇 그루의 굵은 소나무와 수많은 작은 소나무가 어울려 아름다운 형태를 뽐낸다. 줄기는 흑색과 옅은 갈색이 조화를 부리고 하늘을 가린 솔잎은 시원함과 신비감을 동시에 준다. 소나무숲에 이어 참나무숲이 보이는데 이는 마을주민들이 나무 열매인 도토리를 채취해서 음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숲이다. 마을 입구의 거대한 느티나무는 주민들의 휴식처다. 개울과 함께 가는 길 끝에는 저 멀리 울창한 솔숲이 보이고, 앞마당의 상수리나무 한 그루가 특색인 이씨 고택의 돌담이 이색적이다.

거창에는 대표 명승지인 수승대가 있는데 매년 7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야외무대에서 국제연극제(www.kift.or.kr)가 열린다. 또한 덕유산자락에 숨은 송계사, 그곳에서 발원하여 생긴 월성계곡, 위천계곡등은 한여름 더위를 날려 버리기에 충분한 곳이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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