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남들 눈치 안보고, 편견에 신경안쓰고 만들어낸 음악이 바로 ‘투게더(2gether)’다.
1년 7개월만에 돌아온 밴드 씨엔블루는 당연하다는 듯 자작곡들을 잔뜩 안고 컴백했다. “팥빙수를 먹다가 정규 2집이니까 ‘투(2)게더’라고 앨범 명을 지으면 센스있을 것 같았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이번 앨범은 씨엔블루표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투게더’에는 총 11곡이 수록돼 있으며 모두 정용화와 이종현의 자작곡이다. 세련되고 강렬한 모던 록부터 감미로운 브리티시 록까지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진화를 거듭해온 씨엔블루는 이번엔 트렌디한 사운드와 귀에 감기는 멜로디에 도전했다. 특히 이번엔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에 집중하며 들으면 씨엔블루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을 깨달을 수 있어 더욱 의미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씨엔블루가 말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지만 입밖으로 내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신데렐라(Cinderella)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정용화, 이상호]
그간 우리가 적응해온 씨엔블루의 색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면서도, 밴드 씨엔블루의 정체성을 잘 표현한 듯 하다. 디스코풍 사운드에 신스(synth)음을 더해 트렌디한 음악이 완성됐으며, 더욱 화려하고 신나게 들린다. 고전 동화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떠나버린 여자를 남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숨바꼭질(Hide and Seek)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정용화, 한승훈]
브라스 연주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정용화가 악기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다. 곡 전반에 이어지는 브라스 사운드가 정용화의 세련된 보컬과 만나 매혹적인 인상을 풍긴다.
3.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정용화, 고진영]
레게와 신스 리드(synth lead) 사운드가 어우러진 흥겨운 곡이다. 감정이 들쑥날쑥 변하는 여자친구를 둔 남자의 기분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해 재치있게 표현했다. “대답은 왜 대충해” “벌써 내가 질렸네”등의 현실적인 가사가 눈길을 끈다.
4. Domino(Feat. 휘인 of 마마무)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정용화, 고진영]
처음 들어선 씨엔블루의 곡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 마치 홍대에서 상주하는 한 인디밴드의 곡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꽤 파격적이다. ‘도미노(Domino)’는 기존 씨엔블루의 사운드에서 변화를 시도한 곡이다. 어쿠스틱 악기들을 자제하고 일렉트로닉 소스 위주로 편곡해 칠아웃(Chill out) 스타일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5. Hero [작사 : 이종현 / 작곡 : 이종현, 이상호 / 편곡 : 이상호]
이종현이 작사, 작곡한 ‘히어로(Hero)’는 어린 시절 슈퍼 히어로보다 더 멋있게만 보였던 아버지를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그들보다 더 멋진 hero” “어린 시절 작은 내 손을 따뜻하게 감싸던 그 손은 무심한 세월 속에서 오 남겨진 주름만 가득하네” 등의 솔직한 가사가 감동을 준다. 여기에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그리고 있다.
6. Drunken Night [작사 : 이종현 / 작곡 : 이종현, 한승훈, 서용배 / 편곡 : 서용배]
통통 튀는 전자음이 돋보이는 신스팝 곡이다. 살짝 풀어진 듯 취한 밤, 가사처럼 사람들의 기대와 부담에서 벗어난 씨엔블루만의 자유로운 느낌을 담았다. 앞선 기자가담회에서 씨엔블루는 “씨엔블루는 점잖은 이미지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 속에서 항상 일탈을 꿈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치 이 심경을 대변한 노래 같기도 하다. “오늘의 나를 지워버리게” “기대와 부담이 난 두려워”등의 가사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들린다.
7. Catch Me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정용화, 박현우]
디스코 리듬을 기반으로 펑키한 베이스라인과 신스가 돋보이는 강한 록 트랙이다. 정용화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쏟은 부단한 노력과 진심, 그리고 더 큰 목표를 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누구도 막지 못해 마이웨이” “너와 다른 LEVEL” “스튜디오 안에서 매일 낮 밤 지새며 쌓아온 내 이름, Haters 이제 인정해” 등의 당돌한 가사는 그간 점잖고 바른 이미지의 정용화와는 또 다른 매력과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8. Hold My Hand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 편곡 : Masayuki Iwata]
미디엄 템포의 재즈 팝 넘버다. 떠난 그녀를 잊지 못한 채 ‘따스한 그대 손으로 날 잡아 줄 순 없나요’라 외치는 정용화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정용화는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얘들이 밴드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원하는) 방향이 아닌데 억지로라도 그 성향에 맞춰 곡을 쓰게 됐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의견은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우리스럽게 연주하고, 편집하거나 변화를 주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곡 역시 그 ‘변화’를 꾀한 곡 중 하나다.
9. Control [작사 : 이정신 / 작곡 : 정용화, 한승훈 / 편곡 : 고진영, 박현우]
‘컨트롤(Control)’은 씨엔블루 일본 여덟 번째 싱글 ‘고 유어 웨이(Go Your Way)’에 실린 동명의 곡을 한국어 버전으로 개사한 곡이다. 한국어 작사는 이정신이 맡았으며, 답답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도 내일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0. Radio [작사 : 정용화 / 작곡 : 정용화, 한승훈 / 편곡 : Tomokazu Miura, Jun Inoue]
‘라디오(Radio)’는 씨엔블루 일본 정규 3집 ‘웨이브(Wave)’에 실린 동명의 타이틀곡을 한국어 버전으로 개사한 정용화 자작곡이다. ‘웨이브’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오리콘 앨범차트 1위에 올라 씨엔블루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인트로의 건반을 시작으로 묵직한 기타와 다채로운 신스 사운드가 펼쳐지며 신나는 일렉트로닉 록 음악을 완성했다.
11. 발자국(Footsteps) [작사 : 이종현 / 작곡 : 이종현, 김재양 / 편곡 : 이종현, 고진영, 박현우]
‘발자국’은 일본 7번째 싱글 '트루스(Truth)'에 실린 이종현 자작곡 ‘하트 송(HEART song)’을 한국어로 개사한 곡이다. 지친 일상에서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발자국들이/나와 같은 마음으로 말없이 지나왔기에’ 마음을 다잡고 묵묵히 길을 걸어 온 이종현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종현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에 시원하게 터지는 정용화의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FNC엔터테인먼트]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