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 김조광수 감독, 동성혼 첫 재판에서 눈물 흘린 이유는?

[마이데일리 = 부산 김미리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영화 '리미티드 파트너십'에 얽힌 특별한 기억을 공개하며 2015 서울프라이드영화제에서 꼭 봐야할 영화로 추천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2015 서울프라이드영화제(구 서울LGBT영화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집행위원장인 김조광수 감독은 2015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추천작들을 공개했다. 특히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리미티드 파트너십'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리미티드 파트너십'은 내가 결혼을 인정해달라고 소송했을 때 언급하며 펑펑 울었던 영화"라며 "작년에 대만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1975년에 미국에서 결혼한 게이 커플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레인보우 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서대문구청에서 자신들의 혼인신고서를 불수리하자 지난해 5월 21일 서울서부지법에 동성간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7월 6일 동성혼 혼인신고 관련 첫 재판이 열렸고, 김조광수 감독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의 동성혼을 인정해 달라 호소한 바 있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그걸 보며 '나도 그만큼 걸리는 거야?'라고 생각하니까 걱정이 됐다. 내가 나이가 많은데, '나는 언제 가능한 거야'라고 생각하니 무척 슬프더라. 재판 첫날 그 영화가 갑자기 떠올라 본의 아니게 많이 울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영화 '리미티드 파트너십'은 미국인인 리처드와 호주인인 토니가 1975년에 동성결혼을 했지만 미국 이민국이 이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아 39년간 자신들의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워온 두 사람의 사랑과 투쟁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로, 서울프라이드영화제가 그 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슈와 슬로건을 담은 영화들을 선보이는 '핫 핑크 섹션'에서 상영된다.

영화 속 등장하는 리처드와 토니는 미국 이민국에서 토니의 영주원 발급신청을 거부하며 '두 호모의 결합은 전통적인 결혼 관념에 위배되어 성립될 수 없다'라는 모욕적 거절의견서에 분노해 최초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2015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7일간 서울극장,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되며 총 22개국 3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지난해 제6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퀴어 종려상을 수상한 매튜 워쳐스 감독의 '프라이드'다. 폐막작은 지난 2008년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돼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과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후 영화로 기획된 '프리헬드'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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