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이병헌 "패션깡패? 감정표현에 필요했어요"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정치깡패 안상구를 '패션깡패'라고도 부르는 걸 들었어요. 여러 패션들을 접목했는데 결국 안상구의 처한 상황과 감정들을 표현한 부분이었어요."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배급 쇼박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 역할을 맡아, 그동안 다채로운 열연을 펼쳤다. 과거의 논란을 배우로서 씻기에 충분한 명연기로 130분을 꽉 채웠다.

"편집본이 굉장히 여러번 바뀌었어요. 원래 3시간 40분짜리 버전이 있는데 투자사 분들은 그 버전을 좋아하더라고요.(웃음) 3시간 40분짜리 영화를 틀 수는 없으니까 과연 이걸 어떻게 줄일 지가 관건이었어요. 3시간 40분을 2시간으로 줄인다고 하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이야기가 단절될 수도 있으니 고민이었어요."

우민호 감독이 선택한 것은 캐릭터보다 사건 위주의 편집이었다. 그러다보니 극적인 재미는 있지만 캐릭터 면면의 내용이 축소되거나 삭제된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이해가 쉽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빠른 편집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을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로 등장,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는 최근 자신에게 '패션깡패'라는 별명을 들었다며 특유의 건치 미소를 지어보였다.

"올백으로 넘긴 긴 헤어스타일은, 우민호 감독님이 그것만은 꼭 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이었어요. 저도 안 해봤던 거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로버트 드니로가 한 영화 속에서 했던 헤어스타일을 봤을 때의 센 느낌을 안상구가 고스란히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손목이 잘리고 바닥으로 떨어져 버림받았을 때의 센 느낌이요."

이병헌은 20년 전의 상구부터 현재까지 1인 다역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깡패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에, '패션깡패'라는 수식어처럼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언급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감정 변화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시대와 패션, 헤어스타일, 그리고 인물의 시대에 따라서 처해지는 상황들이 굉장히 극과 극이기 때문에 다양한 감정의 변화와 스타일은 물론 염두에 두고 연기를 했어요. 안상구가 연예기획사를 하면서 행복했던 시점에서 손목을 잘리고 처참한 꼴로 땅에 떨어지는데, 복수의 감정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임했어요. 계속 그런 감정은 갖고 있는 채로 상황의 변화에 따른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죠."

[이병헌. 사진 = 쇼박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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