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 야생 노루가 뛰노는 신(神)의 정원,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정상에 산정호수 백록담이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은하수를 잡아끌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란 뜻을 가진 한라산(漢拏山)은 13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났다. 푸르디푸른 망망대해에 홀로 외롭게 우뚝 솟아 있어 예로부터 금강산, 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영산의 하나로 신성시되는 곳이다. 한라산 정상에는 용암이 분출했던 곳이 못을 이루는데 전설 속 신선들이 하얀 사슴을 타고 노는 곳이라 하여 백록담(白鹿潭)이라 한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지형과 고도에 따른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한라산은 1970년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국립공원에 지정되었다. 또한 생물권 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에 이어 세계지질공원에 그 이름을 올림으로써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자연 분야3관왕을 차지한 세계인의 보물이다.

한라산의 상징 백록담은 둘레가 2킬로미터에 이르는 분화구로 되어 있다. 넓이는 약 20만 제곱미터로 최남단 섬 마라도의 70퍼센트에 이른다. 백두산처럼 솟아나는 물이 없어 빗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는데 여름철 폭우가 내릴 때는 최고 깊이가 4미터에 이르고 겨울철 갈수기에는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백록담 주변에서는 수십여 마리 야생노루가 풀을 뜯다가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호숫가로 몰려든다. 백록담 노루들은 겨울철에 먹이를 찾아 중산간 지역으로 내려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백록담으로 귀환한다.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 올라서면 제주 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비가 내린 뒤 하늘이 맑게 갠 날은 남해안의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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