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천년 비자나무 자생하는 숲의 여왕, 비자림

800년 수령의 비자나무가 자라는 이곳은 전국의 아름다운 숲 반열에 오른 천년의 숲이다.

제주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다랑쉬와 돛오름 사이에 숲의 여왕이 있다. 바로 천연기념물 제 374호로 지정된 비자림이다.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숲을 이룬 비자림은 한겨울에도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가장 오래된 나무의 수령은 800년이 넘는다. 높이가 15미터에 이르고 어른 서너 명이 팔을 이어야 겨우 안을 수 있을 만큼 크다. 45만 제곱미터의 넓이에 500년 이상 된 고목만 2000그루가 넘는다. 1993년에야 원시림 사이로 조그만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예로부터 제주의 진상품으로 바쳤던 비자나무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많이 쓰였고, 음식이나 제사상에 오르기도 했다. 비자나무는 생장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피톤치드라는 방향물질을 내뿜는다. 이 물질이 바로 삼림욕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해 이 숲에 드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기운이 몸속에 스미는 것이다. 비자나무 등걸에서는 차걸이난, 풍란, 나도풍란, 흑난초 등 여간해선 보기 힘든 야생 난초를 만날 수 있다.

산책로는 비자나무 아래로 서너 사람이 여유롭게 지날 수 있는데 바닥에는 제주의 천연 흙이라 불리는 송이가 깔려 있다. 붉은색의 송이는 화산폭발 때 생긴 스코리아로 붉은색의 가벼운 돌과 흙을 합쳐놓은듯한데 천연 세라믹을 내뿜어 몸의 항균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계절 푸르기 때문에 어느 때든 좋지만 안개가 숲 사이를 바람 따라 흐를 때가 가장 아름답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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