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거제시] 겨울 진해만의 진객, 거제 대구

거제 대구라고 했지만, 정확히 하자면 진해만 대구다. 진해만은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에 둘러싸인 바다다. 겨울이면 이 바다에 대구가 든다.

대구는 지구 북반구의 한류 바다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를 중심으로 여름에는 그 위 찬 바다로 올라갔다가 겨울이 되면 한류를 따라 남해까지 회유한다. 겨울에 남해 연안에서 산란을 하는데, 그 주요 산란지가 진해만이다. 서해에서 회유하는 대구도 있는데, 동해와 남해를 회유하는 대구에 비해 수가 적고 몸통도 작다. 동해에서는 깊은 바다에 찬 바닥물이 넓게 퍼져 있어 사철 대구가 나오지만 제철이 아니면 특별히 맛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산란기이고 이 시기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있다. 그래서 진해만의 대구가 유명한 것이다.

진해만에서 부화한 새끼대구는 연안에서 살다가 5월이 되면 깊은 바다로 들어가 북상하는 찬 바닷물을 쫓아간다. 다 자란 성어로 취급되는 대구는 부화 후만 4년을 넘긴 60~70센티미터에 이르는 것들이다. 6년을 넘기면 1미터 가까이 까지 자란다. 진해만에서 잡히는 대구들은 이처럼 성어에 이른 큰 대구들이다.

자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구는 아주 흔한 생선이었는데 1950년대 들어 어획량이 줄기 시작해 귀한 몸이 되었다. 어족 자원 회복을 위해 1986년부터 대구 인공 수정란 방류 사업을 벌였으나 한번 잃은 자원은 쉬 회복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진해만의 어항에서 대구 한 마리가 20~30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다행히 2000년대중반 겨울부터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해 대구가 제법 잡히고 있다. 그렇다고 어획량이 안정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매년 불안하니 어민들이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 진해만에서 잡힌 대구는 거세 외포항과 진해 용원항으로 주로 들어간다.

최세은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