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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음...아... 말 잘해야 되는데...”
tvN ‘응답하라 1988’ 결말에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혜리는 대답을 망설였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을 돌리고 돌려 둥글게 답했다. “사실 저도 대본을 받고 ‘응? 뭐야?’ 했어요”라고.
늘 남편 찾기라는 숙제를 내주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번에 유독 시끄러웠다. ‘어남류’냐 ‘어남택’이냐를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섰고, 최택(박보검)과 덕선(혜리)가 결혼한다는 결말이 나왔을 때 시청자들은 김정환(류준열)과의 감정선이 낚시에 불과했다며 땅을 쳤다. ‘응팔’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결말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혜리는 왜 덕선이 택이를 선택했는지, 두 사람이 왜 결혼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게 왜 사랑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사실 덕선이가 정환이랑 붙어있을 때가 더 많긴 했죠. 저도 대본을 읽을 때 지문 하나, 표정 하나에 더 집중하고 ‘왜 이렇게 말을 할까?’ ‘왜 이런 행동을 하지?’하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택이와 덕선이의 러브라인을 알고나선 ‘음 뭐야?’하고 저 조차도 혼란스러웠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너는 처음부터 택이를 챙겨주고 싶어하고 늘 생각하는 아이였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덕선이의 무의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하면 시청자분들에게 더 설득력있고 더 와닿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응팔’에서 덕선은 총 3명의 남자들과 교감했다. 우선 선우(고경표)를 잠시 열렬히 짝사랑했고, 이후엔 자신을 좋아한다는 정환에게 흔들렸다. 그리고 결국엔 택과 애틋한 관계가 됐다. 우선 혜리는 “나도 결말을 모르고 연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 정환이가 진짜 사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찌됐든 덕선이가 먼저 시작한 사랑이 아니었던 게 결말에 영항을 미친 것 같아요. 택이는 덕선에게 애틋한 존재고요. 처음엔 이게 사랑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스럽기도 했어요. 받아들이기 힘든 면도 있었고요. 그런데 제작진과 대화를 나누고 좀 되짚어보니까 좀 혼란스러워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감독님과 작가님은 ‘덕선아, 사실은 택이를 좋아했던 건 처음부터 였어’라고 강조하셨어요. 그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더라고요.”
혜리는 결국엔 ‘이런 사랑도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본인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작진의 깊은 속내를 100% 이해하지는 못한 듯 했지만 애써 받아들였다. ‘네가 더 신경쓰이고 보고 싶은게 진짜 사랑’이라는 걸 ‘응팔’이 설명해줬다는 것.
덕선은 이렇게 친구에서 연인이 된 경우에 대해 실제로도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그러니까 15살 당시 함께 놀던 친구를 좋아했고 결국엔 사귀게 됐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혜리의 첫 사랑이다.
“데뷔하기 전 만났던 친구가 생각나요. 이제 곧 군대간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제가 먼저 좋아했어요. 제가 더 좋아하니까 짜증나더라고요. 덕선이처럼 정말 친한 친구 무리는 아니었지만 친구로 지내다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죠. 그래서 ‘응팔’ 미팅 때도 ‘저 이런 경험 있어요!’라고 어필했었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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