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국도] 영남 선비들이 과거급제를 기원하며 넘나들었던 길, 문경~상주

완만한 경사의 새재길과 절벽이 아슬아슬한 토끼비리길, 문경철로자전거와 자전거의 도시 상주로 이어지는 한적한 코스.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등장으로 경상북도 문경시와 상주시를 찾아가는 여행길은 매우 가까워졌다. 이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수도권의 드라이버들은 3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화령고개를 넘어야 했다. 조선시대에는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보러 갈 때 상주나 예천을 거쳐 문경으로 모였다. 그들은 문경새재를 넘어야 했던 것이다.

백두대간 자락이어서 산세가 웅장하고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인 3번 국도의 문경~상주 구간. 옛날 선비들은 과거급제를 기원하면서 발품을 팔았는데 요즘은 빼어난 자연 경치를 즐기고 경북지방 내륙의 속살들을 만나기 위해서 차를 몬다.

충북 괴산에서 이화령터널을 통과하면 문경 땅. 이화령고개를 넘는 차량은 거의 없다. 어쨌든 문경으로 들어가서는 문경새재 걷기를 체험해 본다. 걷기여행의 즐거움을 맛본 뒤에는 옛길박물관을 관람해야 진정한 드라이버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지니고 다녔으며, 괴나리봇짐속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그 해답을 옛길박물관에서 찾아보자.

문경을 통과하면 '자전거의 도시'인 상주시로 넘어간다. 경천대, 남장사, 상주박물관 등이 이곳의 여행 명소이며 자전거박물관 관람을 생략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남장사 입구에 있었으나 2010년 경천대유원지 인근 도암동에 새로 자리를 잡았다. 운전으로 인한 긴장도 풀 겸 해서 자전거를 빌려 1시간 정도 타보기를 권한다. 대여료는 무료이니 더없이 반가운 소식 아닌가.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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