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논산시] 젓갈 익는 향기에 세월이 함께 익어 가는 곳, 강경역

가을이면 발효되고 숙성된 젓갈이 저온창고에서 유통되기 시작해 맛깔스런 향기가 온 읍내에 퍼진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인 젓갈로 유명한 논산 강경읍은 강경발효젓갈축제가 열리는 10월 중순이면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서울에서 호남선 강경행 열차를 타고 2시간 30분 남짓 달리면 강경역에 도착한다. 논산역과 용동역 사이에 있는 강경역은 한산하고 소박하다. 계단을 벗어나 역사로 들어서자마자 한쪽에 있는 젓갈 홍보 전시관이 반긴다.

역사를 나와 마주하게 되는 작은 읍내는 반나절 동안 걷기에 충분하다. 번성했던 옛 강경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논산시에는 북옥감리교회,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인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과거 이곳에 얼마나 큰 시장이 형성되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옛 남일당한약방,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옛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 옛 강경노동조합, 연산역 급수탑 등 7개의 등록문화재가 있다.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들로 당시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영화 세트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강경 하면 젓갈이다. 한때 서해안에서 잡힌 생선이 거의 강경에 모여들다시피 했는데 팔고 남은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하여 토굴에 넣었다. 국내 젓갈 생산량의 50퍼센트 정도가 강경에서 생산, 유통되고 있다. 강경에선 뭐니 뭐니 해도 맛깔스런 젓갈을 반찬 삼아 식사를 하는 것이 최고. 어리굴젓, 갈치속젓, 밴댕이젓, 오징어젓, 새우젓, 꼴뚜기젓, 조개젓, 백합젓, 창란젓, 명란젓 등 갖가지 젓갈로 차려낸 젓갈백반이 입맛을 돋운다. 소불고기백반에도 젓갈반찬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최세은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