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도 뻔한 삼각관계 드라마였나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결국 뻔한 삼각관계 드라마였나.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 이하 '치인트')이 초반의 매력을 상실했다.

'치인트'는 홍설(김고은)을 중심으로 과거 친구였던 유정(박해진), 백인호(서강준)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기본 구조는 삼각관계 드라마인 게 사실이나, '치인트'가 매력 있었던 건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 때문이었다.

핵심이 유정이었다. 부잣집 아들이 가난한 여주인공을 좋아한다는 진부한 설정이 끌린 게 유정이 진부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기존 로맨스 작품에선 재벌2세 남주인공이 단숨에 여주인공에 빠져들지만, 홍설과 사귀는 유정의 속내는 좀 달랐다. 왠지 의심스럽고 홍설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아리송했다. 사귄 이후에도 홍설을 향한 행동에 믿음 가지 않는 구석이 많아 홍설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애타게 했다.

유정의 이 미묘한 캐릭터가 '치인트'만의 특징으로 원작 웹툰이 단순한 로맨스 이야기 이상이라는 호평을 받은 이유이기도 했다.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독자들을 잡아끈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선 후반부로 치달으며 유정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유정이 단순히 홍설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일명 '백마 탄 왕자' 역할에 그치며 홍설을 좋아하는 인호와의 삼각관계 드라마로 흐른 인상이다.

심지어 홍설까지 두 남자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행동을 하는 여주인공으로 그려져 삼각관계를 부추기고 있다.

'치인트'는 유정이 겉과 속이 다른 성격이 된 이유, 인호와의 갈등이 생긴 원인, 특히 홍설을 향한 진짜 속마음 등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최근의 삼각관계에 치중한 흐름은 스스로 매력을 지운 꼴이다.

'치인트'는 웹툰에서도 내놓지 않은 결말로 드라마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치인트'가 초반의 호평에도 결국 뻔한 삼각관계 드라마로 남지는 않을지 우려가 크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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