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까지 삼각관계?…시청자들도 지친다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또 진부한 삼각관계다.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이 당초 기대와 달리 삼각관계에 집착한 전개만 내놓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도 삼각관계에 매달리다 혹평 들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역시 이야기의 축이 삼각관계로 급격히 기울자 시청자들이 비판이 쏟아졌다. 뻔한 삼각관계는 더 이상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하는 소재가 아닌 것이다.

'한번 더 해피엔딩'은 30대가 된 1세대 걸그룹 멤버들의 인생과 사랑을 다채롭게 다룰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모(장나라)와 두 남자 수혁(정경호), 해준(권율)의 삼각관계에만 빠져있다. 동미(유인나), 다정(유다인), 애란(서인영) 등 다른 세 여성의 이야기는 초반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다. 주변 이야기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한번 더 해피엔딩' 속 삼각관계는 새롭지도 않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던 수혁이 초등학교 동창인 미모에게 반하고, 이 때문에 절친인 해준과 대립한다. 미모는 해준과 사귀더니 수혁의 마음을 알고 갈팡질팡한다.

속마음이 애매모호한 여주인공과 친구인 두 남주인공의 갈등. 흔한 구도다. '응답하라1988'이나 '치즈인더트랩' 속 삼각관계도 흡사했다.

더 다양한 재미와 감동을 스스로 반감시키는 꼴이다. '응답하라1988'은 가족의 사랑이란 큰 주제가 '남편 찾기'란 삼각관계에 가렸고, '치즈인더트랩'은 섬세한 심리 묘사와 미스터리한 캐릭터가 빚은 긴장된 분위기가 단순한 삼각관계에 밀려나고 있다. '한번 더 해피엔딩'은 삼각관계를 다루느라 다른 30대 여성들의 인생과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려낼 틈도 없다.

로맨스드라마에 삼각관계가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양념이라도 반복되면 질리기 마련이다. 굳이 삼각관계에 매달리지 않더라도 더 맛깔스러운 사랑 이야기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현실에서도 사람들이 모두 삼각관계가 있어야 사랑의 행복을 찾는 게 아니지 않느냐 말이다.

게다가 한국드라마는 장르 불문 결국 사랑 이야기라는 비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더 심해져 마치 한국드라마는 장르 불문 진부한 삼각관계 이야기가 된 격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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