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고동현 기자] 이른바 '잠수함 투수'는 적지 않지만 '정통 언더핸드 투수'는 흔치 않다. 김대우(넥센 히어로즈) 역시 프로 초창기에는 투구폼으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넥센 주축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47경기에 나서 6승 3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연봉 역시 정확히 100% 인상된 1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
김대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20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그는 "올시즌이 가장 중요한 한 해"라고 말하며 2015시즌을 뛰어 넘는 활약을 다짐했다.
▲ 9라운드 지명자, 억대 연봉자가 되다
김대우는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에 9라운드(전체 67순위) 지명됐다. 드래프트에 지명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위 라운드 선수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2011시즌 24경기에 나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한 뒤 2014시즌부터 다시 넥센에서 뛰고 있다.
이후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14시즌에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0경기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50을 남겼다. 특히 삼성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프로 데뷔 첫 승 기쁨도 누렸다.
2015시즌 한 단계 도약했다. 데뷔 이후 최다인 47경기에 등판하며 6승과 함께 4홀드를 챙겼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71이닝동안 63개의 삼진을 솎아낼만큼 상대 타자에게는 쉽지 않은 투수였다.
이러한 활약 속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KBO리그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시대지만 9라운드로 입단한 뒤 일궈낸 결과이기에 다른 억대 연봉자에 비해 더욱 뜻깊은 성과였다.
그에게 지난해 소감을 묻자 '개인'보다는 '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대우는 "선수들 모두가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목적 의식을 갖고 했는데 아쉬운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개인 성적에 대해 또 한 번 묻자 그제서야 "개인성적으로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억대 연봉에 대해서는 "좋은 지도자분들을 많이 만났고 나 또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 "가장 중요한 한 해… 싱커 중점적으로 연습"
김대우는 또 한 번의 성장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김대우의 성장은 넥센에게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넥센은 지난해와 많이 달라진 선수 구성으로 2016시즌을 맞이한다. 박병호, 앤디 밴헤켄, 유한준, 손승락 등 주축선수들이 모두 빠져 나갔다. 자연스레 기존에 이들을 뒷받침했던 선수들의 역할이 늘어났다.
김대우는 "형들이 나가면서 팀이 새로워질 것 같은데 구장이나 팀 컬러에 맞춰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활약 속 자칫 자만할 수도 있지만 김대우에게 이러한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낮은 곳에서의 도약'보다 '유지 혹은 그 이상'을 이루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시즌이 가장 중요한 한 해다. 생각도 많이 해야하고 신중하게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서 비중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상황에 맞춰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핵심 불펜으로 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승수 같은 숫자적인 목표는 별로 없다. 대신 "지난해(31개)보다 볼넷을 15개에서 20개 정도 줄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볼넷을 줄이면서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뛴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바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싱커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그는 "애리조나에서 싱커나 커브 등 구종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중점적으로 연습 중이다"라며 "그 전까지는 많이 쓰지 않았는데 올해는 더 많이 던질 것 같다. 오키나와에서 맞더라도 계속 던져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몇 차례 좌절에도 긍정적 마음 속 이를 이겨낸 김대우이기에 그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넥센 김대우. 사진=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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