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효성 치킨이 논란 된 진짜 이유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대본도 협찬도 안티팬도 아닙니다."

사실 가수 전효성의 치킨 논란은 MBC '일밤-진짜사나이'의 진정성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 일종의 '경고'다.

21일 여군특집 4기 첫 방송에선 전효성이 팬에게 받은 치킨을 들고 입소하려다 조교로부터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란 호된 지적을 받았다. 팬을 만나 활짝 피었던 얼굴은 금세 주눅 든 표정으로 바뀌었다.

전효성의 녹록하지 않은 군 생활을 예고하는 데 안성맞춤인 장면이었다. 제작진은 전효성이 이후에도 조교들의 치킨 언급으로 고생하는 장면을 살짝 공개해 기대감도 높였다.

그런데 엉뚱한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이 사전에 계획한 설정이라거나 혹은 치킨이 협찬 제품이라 의도했다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치킨을 건네준 팬이 안티팬이라는 억측까지 있어 급기야 전효성이 SNS로 "속상하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야 했다.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치킨 적발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이처럼 논란이 된 상황 속에는 좀 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현재 시청자들이 '진짜사나이'의 진정성을 신뢰하지 못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진짜사나이'가 다른 군 체험 예능과 달리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건 오로지 진정성 때문이었다. 단순 체험에 그치던 기존 군 예능과 달리 연예인들이 실제 장병들과 함께 생활하고 똑같이 훈련을 받는 모습은 과거와 다른 진정성을 전달했다.

하지만 숱한 논란을 겪으며 '진짜사나이'는 그 진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방송의 한계라지만 실제 군 생활보다 미화돼 비쳐지거나 짧은 촬영 기간임에도 지나치게 감동을 조장하는 장면이 도리어 진정성을 떨어뜨린 것이다.

제작진이 지난해부터 예능적 요소를 가급적 줄이고 해병대 편을 정점으로 훈련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를 강조한 건 진정성을 회복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치킨 논란으로 제작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청자들의 의구심이 존재하는 상황이란 게 드러났다. 여군특집이 매번 스타를 배출하는 까닭에, 소위 '뜨기 위해' 출연한 것 아니냐는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도 의구심에 한몫 했다.

결국 정답도 진정성이다. 남은 여군특집 4기 분량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이러한 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한 유일한 열쇠다. 그리고 예능인 '진짜사나이'에게 이토록 진정성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건, 바로 '진짜사나이' 스스로 만든 강점이 바로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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