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부산 낙동강

낙동강은 원래 물이 적고 유속이 느려 부산으로 접어들면 한없이 유장해진다.

강의 크기를 재는 기준은 길이와 물이 모아드는 면적인 유연면적이다. 유연면적은 한강이 30퍼센트쯤 더 크지만 길이에서는 낙동강이 522킬로미터로 482킬로미터의 한강보다 더 길다. 한반도를 통틀어도 압록강(790km) 다음으로 길다. 하지만 낙동강 유역은 상대적으로 산이 낮고 산악지대도 넓지 않아 여기서 모여드는 물이 적고 흐름도 매우 느리다.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산 인근이지만 아직 하류까지 400킬로미터가 남은 상류인 안동에만 들어서도 해발 80미터로 뚝 떨어진다. 400킬로미터 동안 고작 80미터를 내려가니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러니 물은 멈춘 듯 느리고 들판에 들어서면 몹시 구불거린다.

이 기나긴 물줄기는 부산 경계로 접어들면서 더욱 유장해지는데, 마침내 하구에는 상류에서 담고 온 토사를 내려놓아 거대 충적평야인 김해평야를 형성하면서 국내 최대 삼각주를 이룬다. 흐르듯 멈춘 듯 잔잔하기 짝이 없는 강 옆으로 바다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둑에 자전거도로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낙동강 둑길 코스는 공간이 넓고 원점회귀도 편한 을숙도생태공원을 기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 을숙도공원에서 나와 명지 방면으로 강을 건너면 바로 둑길이 시작된다. 평야와 도시, 그리고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접점으로 향하는 길은 내내 장쾌하고 때로는 이국적이다. 철새 도래지 을숙도는 갈대가 무성하고, 강물은 갈대숲을 거쳐 다대포에 이르면 마침내 자취를 감추고 바닷물이 찰랑인다. 그래도 아직 애매하다. 이곳이 바다인가 강인가.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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