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 국도] 완도 바다의 정을 모으는 길, 영암~완도

월출산을 병풍삼아 출발하여 땅끝마을을 달려 쪽빛 바다 청해진 유적지까지 이어지는 코스.

영암 월출산과 해남 달마산에는 바위가 많다. 이처럼 바위와 돌만으로 된 골산(骨山)은 기(氣)가 많이 모인다고 한다. 그 기운이 호남의 들찬까지 넘쳐 흘러 논 농사와 밭농사가 잘된다. 월출산과 달마산, 그리고 두륜산을 좌우로 거느린 13번 국도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도 자연히 기가 전해질 수밖에 없다. 느긋하게 평야지대를 달리면서 우뚝 선 바위산으로부터 기를 받는다는 것, 13번 국도 드라이브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 길 끝에 왕도가 이어진다. 완도의 동부 해안도로가 13번 국도이고 서부 해안도로는 77번 국도다. 13번 국도는 바다 건너 고금도, 신지도를 마주본다. 덩치 큰 섬들이 해풍을 막아주고 아늑한 마음으로 바다의 정경을 감상하면서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여행길을 더 먼 섬으로 연장하고 싶으면 완도항에서 청산도행 배를 타거나 노화도행 배를 이용하면 보길도까지 답사가 가능하다.

영암군에서는 도갑사와 왕인박사유적지를 답사한다. 13번 국도는 월출산국립공원 동쪽에 있는 강진 무위사, 차밭까지도 연결된다. 해남군에서는 대흥사와 미황사를 답사한 후 두륜산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정상에 올라 비경을 두루 감상해 본다. 또는 땅끝마을까지 여로를 확장해도 좋다. 그곳에는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이 놓여 있어 정상에 오르기가 편하다. 전망대에서는 보길도, 청산도 등 10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동양화처럼 가슴으로 달려든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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