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한국드라마, 과감한 새드엔딩 필요하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한국 드라마에도 과감한 새드 엔딩이 필요하다.

최근의 우리 드라마는 새드 엔딩을 피하는 경향이 크다. 대개 해피 엔딩 혹은 소위 '열린 결말'이다.

물론 해피 엔딩은 주인공들의 행복한 마무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정을 남긴다. '열린 결말'은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여운을 준다.

문제는 애당초 준비한 해피 엔딩이나 '열린 결말'이 아니라 시청률 눈치를 보다 급하게 엉성한 결말로 바꾸는 경우다.

실제로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극의 흐름이 틀어지거나, 결말도 작가의 기존 의도가 아닌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쪽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시청자들의 반발을 피할 수야 있겠으나, 이야기의 개연성이 무너져 완성도만 떨어지는 작품이 될 공산이 크다.

이른 바 '막장 드라마'가 대표적이다. 방영 내내 악역들의 파렴치한 악행을 보여주다 마지막회에 모든 갈등이 용서와 화해로 해소되고, 악역들이 개과천선하는 식이다.

굳이 '막장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잘 이어오던 흐름을 어설픈 해피 엔딩으로 마쳐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 못 받는 작품도 여럿 있었다.

시청률을 좇다 완성도를 잃을 바에는 차라리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게 낫다. 당장이야 시청자들이 서운해 할 수도 있으나 완성도 높은 작품은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남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드 엔딩으로 끝났던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더 멀리는 '모래시계'까지, 당시는 모두 결말이 충격적이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는 작품들인 것만 봐도 그렇다.

[사진 = SBS, K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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