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독설 무뎌진 '라스', 제시카도 홍보만 해주다 끝날까?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라디오스타'는 무뎌졌다.

가수 탁재훈 편은 찬양일색이었다. 정작 탁재훈 본인이 지상파 복귀 방송이라 조심스러웠는데, 오히려 '라디오스타' 제작진이 '3년 만에 돌아온 예능 천재!', '공백이 무색한 부활하는 악마의 입담', '미친 애드리브 드디어 폭발한 악마의 입담', '녹슬지 않은 예능의 신' 등 악마와 신을 망라하는 민망한 자막을 쏟아내며 탁재훈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MC들도 날카롭지 못했다. 탁재훈에게 사과 시간을 따로 빼주더니, 가수 신정환의 근황이나 이혼 이야기 등을 물었을 뿐이다. 시청자들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는 물의 연예인의 방송 복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MC들은 묻지도 않았다. 대체 탁재훈이 어떤 사건을 일으켜 사과하는 건지 명확하게 언급하지도 못했을 정도로 MC들은 소극적이었다.

과거 여러 토크쇼들이 연예인 홍보 혹은 물의 연예인 이미지 쇄신에 전념하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폐지됐다. '라디오스타'는 왜 지금까지 폐지되지 않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되새겨야 한다.

다가올 가수 겸 디자이너 제시카 편 녹화가 관건이다. 제시카는 걸그룹 소녀시대 탈퇴 당시 멤버들 간 불화가 표면화되며 파문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다. 소녀시대 탈퇴 후 첫 토크쇼가 '라디오스타'로, 제시카의 입에 대중이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라디오스타'는 '라디오스타'답게 진행해야 한다. 이번에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질문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둔 제시카 홍보에 치중한다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김구라도 '라디오스타' 메인 캐릭터답게 과감하게 질문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같은 소속사 연예인과 관련된 민감한 이야기만 나오면 딴청을 하던 MC 규현도 달라져야 한다. 규현의 자리는 소속사 대표가 아닌 '라디오스타' MC로 앉은 자리다. 게스트에게 질문도 못한다면 MC 자격이 없는 것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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