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시] 철새가 날고 전설이 드리운 호수, 주남저수지

넓은 들판 한쪽에 있는 거대한 주남저수지는 장쾌한 스케일과 늪지대의 친근함이 조화를 이룬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는 실제는 주남저수지 외 동판저수지, 산남저수지 3개로 나뉘지만 가장 큰 주남저수지로 통칭된다. 주남저수지의 가장 큰 특징은 드넓은 평야 한쪽 들판에 자리한 입지다. 평지에 있는 저수지로 주남저수지처럼 거대한 곳은 드물다. 농업용수를 대는 저수지라면 이런 들판 한가운데가 아니라 산골짜기에 자리했을 텐데, 원래부터 낙동강 지류 저습지였던 것을 1920년대에 농경지로 개간하며 9킬로미터 둑을 쌓아 본격적인 저수지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저수지라고는 해도 수심은 1미터 정도여서 늪이나 다름없다.

주남저수지와 인간이 만난 역사적인 내력은 만만치 않다. 저수지 동북쪽 합산마을에서는 신석기시대의 대규모 패총이 발견되었고, 남쪽 다호리에서는 왕릉에 준하는 놀라운 수준의 유물이 쏟아져 나온 고분이 발굴되었다. 저수지 일대의 전설도 신비롭다. 저수지 바로 옆에는 봉우리가 예사롭지 않은 백월산(428m)이 솟아 있다.《삼국유사》에 따르면 당나라 황제가 꿈에 못을 팠는데 기이한 사자바위가 못 속에 비치고 달이 밝아, 천하를 뒤져 그곳을 찾게 했는데 그곳이 바로 백월산(白月山)이었다는 것이다.《삼국유사》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이 백월산에 입산에 득도를 했다는 전설도 절하고 있다. 백월산 남쪽에는 9마리의 용이 산다는 구룡산(432m)도 솟아 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둑길과 과수원길은 전원풍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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