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솔로 데뷔' 루나, 대중성 대신 f(x)의 가치를 지켰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예상을 반쯤 깼다.

걸그룹 f(x) 메인보컬 루나가 솔로 데뷔 앨범 '프리 섬바디(Free Somebody)'를 31일 내놨다.

발라드를 부를 것이란 예상을 깼고, f(x)의 색깔을 이어받을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다. 여섯 곡이 담긴 앨범은 f(x)가 다함께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f(x)가 추구하는 음악적 세계를 고스란히 녹였고, 그 세계를 루나 홀로 확장해 낸 느낌이다.

하우스 장르의 타이틀곡 '프리 섬바디'는 f(x)가 '첫사랑니'부터 접목해 '포 월즈(4 Walls)'에서 절정에 이른 동양적인 분위기가 지속된 곡이다. 전작들의 둔탁한 무거움은 덜고 루나의 의외로 날 선 보컬이 펼쳐지며 감정을 흥분으로 몰아붙인다.

앨범에서 가장 재미있는 곡은 '예쁜 소녀'(I Wish). 전자음이 느릿느릿하다가 속도감을 높이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오밀조밀하게 얽혀있다. 귀여운 가사도 인상적이다. '씁쓸한 커피 맛을 알지 않았음 좋겠어 예쁜 소녀여. 따뜻한 우유에 꿀을 가득 넣어줄게.'

f(x) 3집 앨범 수록곡 '올 나이트(All Night)'에서 극대화된 f(x) 특유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소녀 감성이 더욱 몽환적으로 그려졌다. '예쁜 소녀'의 작사, 작곡에 루나가 참여했다는 게 놀라운 부분이다.

발라드곡으로 분류할만한 '브레스(Breathe)'와 '마이 메디슨(My Medicine)'은 웅장한 기운과 차분한 감성이 대조적이라 루나의 목소리가 가진 상반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위 '대중성'은 적은 앨범인 게 사실이다. 다만 같은 SM의 태연, 규현처럼 발라드 라인으로 솔로 앨범을 내놨다면 '대중성'은 높아졌겠지만, 그건 f(x) 메인보컬답지 않은 앨범이 됐을 게 분명하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프리 섬바디' 뮤직비디오]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