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님의 침묵>을 찾아서, 만해마을과 만해문학박물관

만해 한용운은 승려이자 시인이었으며 동시에 독립운동가였다. 그의 자유로운 영혼과 잘 어울리는 곳이 만해마을이다.

만해 한용운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서울에는 그가 마지막으로 살던 집 심우장이 남아 있고, 그가 출가해 <님의 침묵>을 쓴 백담사에는 만해기념관이 있다. 하지만 심우장은 아주 간혹 찾는 여행객 외에는 인적이 드물고, 백담사는 관광객과 등산객이 넘쳐난다. 충남 홍성의 생가 역시 그를 느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하여 선택한 곳이 백담사 만해마을. 이곳은 그가 살아생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가장 만해스러운, 만해를 만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장소다.

만해마을 소개글에는 "한국문학사의 대표 시인이자 불교의 대선사, 민족운동가로 일제강점기 암흑시대에 겨레의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민족혼을 불어넣어 주신 만해 한용운 선생의 문학성과 자유사상, 진보사상, 민족사상을 높이 기리고 선양하기 위한 실천의 장으로 설립되었다"고 쓰여있다. 이곳엔 '만해문학박물관' '심우장' '님의침묵 광장'이 있다.

'만해문학박물관'에는 그의 저서, 유품, 일대기 등이 있다. 먼저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만해 연대기와 친필로 쓴 '풍상세월 유수인생(風霜歲月 流水人生)'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독특한 것은 전면 유리벽 바깥에 서 있는 만해의 동상이다. 속세를 초월한 표정으로 금세 걸어 들어갈 듯한 자세다.

만해마을이 신성한 것은 추현대적인 건물들 속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잘 녹아 있다는 점이다. 일주문에 해당하는 경절문에는 시를 새겨 넣은 동판들을 걸어놓았다. 법당 서원보전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통법당이 연상되는 독특한 건물이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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