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고음 대결에 민망 격찬…'복면가왕' 문제점 넷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0% 넘는 시청률로 매주 승승장구하는 MBC '일밤-복면가왕'에게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장수 예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문제점 네 가지를 따져봤다.

▲ 고음 대결은 위험하다

언젠가부터 고음 대결이 되고 있다. 숨겨진 가창력의 재발견이란 취지에 맞게 당초 '복면가왕'은 편곡을 최소화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봤듯 후반부에 고음을 몰아넣는 편곡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편곡의 효과를 줄이고 노랫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복면가왕'은 원곡에 최대한 가깝게 불러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편곡의 정도가 심해졌다. 최근 가왕에 올랐던 가수 더원의 무대에선 '나는 가수다'가 연상될 정도로 고음을 내지르는 편곡이 나왔다. 고음 대결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 이미 유명한 가수인데?

현 가왕 '로맨틱 흑기사'로 거론되는 인물 역시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배출한 유명 가수다. 더원이나 하현우, 차지연, 거미 등의 가왕 출신들도 가창력으로는 내로라하는 인물들이었다.

제작진이 매 경연마다 배우나 방송인 등을 출연시키고는 있으나, 유명 가수들이 꼬박 한, 두 명씩 투입되다 보니 결국은 유명 가수들의 맞대결이 되기 일쑤다.

굳이 대중에게 이미 가창력을 인정 받은 가수들이 '복면가왕'을 통해 재발견되어야 하는 건지 되돌아봐야 한다. 아직 조명 받지 못한 실력파들을 찾아내야 '복면가왕'의 취지가 더 빛난다.

▲ 격찬 또 격찬!

연예인 판정단의 칭찬은 극에 달했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듣는 노래의 감동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으나, 극찬만 매번 거듭되니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시청자들은 갸우뚱하는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격찬만 내놓으면 공감대는 떨어지고 반감만 높아진다. 더원의 '좋은 날' 무대에 "왜 그랬어요?"라고 한 김현철의 직언이 오히려 더 솔직한 평가다.

▲ 민망한 개인기 대결

점수 발표 전 이어지는 개인기 대결은 민망하거나 지루하다. 분량을 채우기 위한 방편이겠으나, MC의 요구에 어설픈 개인기를 펼치는 장면이 '복면가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탈락 후에 얼굴을 공개하고 밝히던 선곡 이유나 '복면가왕' 출연 계기 등을 노래 전에 진행하는 편도 괜찮다. 같은 노래라도 사연 있는 노래가 더 구슬픈 법이다. 가면까지 쓰고 무대에 올라야 했던 이유를 알고 노래를 듣는다면 '복면가왕'이 그토록 강조하는 진정성 큰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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