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밀양시] 영화와 사랑에 빠진 도시, 밀양역

대구와 부산 사이에 있는 소도시로 영화 <밀양>으로 유명해졌다. 수많은 이야기가 있어 왔고 지금도 탄생하는 곳이다.

비밀스럽다는 것은 왠지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 힘에 이끌려 '시크릿 선샤인 Secret Sunshine'의 도시, 밀양으로 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KTX를 탄다. 깔끔하고 편안한 FTX 좌석은 언제나 여행객을 기분 좋게 만든다. 목적지인 밀양을 떠올리니 열차 안 좌석은 영화관 좌석으로 오버랩되어 <밀양>의 장면 장면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달리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영화의 컷들이 흩어진다. 간간이 영화 속과 현실을 오가며 2시간 20분 남짓 달리면 대구와 부산의 중간에 자리한 작은 도시, 밀양에 도착한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밀양>을 통해 고요하고 평화로운 소도시인 밀양에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실제로 영화 <밀양>은 밀양 시내에서 많은 부분을 촬영했고 지극히 평범했던 거리 곳곳을 관광지로 만들었다. 밀양 시내를 걷고 있자면 <밀양>의 여주인공 신애의 힘겨운 박자국과 애틋한 시선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영화관 좌것에서 일어나 스크린 곳으로 들어가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강원도 정선, 전라도 진도와 함께 전통아리랑의 본고장인 밀양은 영남루에서 본 밀양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강이 도시의 허리를 살짝 휘돌아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버스에서 내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 하여 이름 붙여진 얼음골로 가는 길도 경치가 좋아 짧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여화 속 배우가 된 듯 밀양 시내 곳곳을 거닐다 보면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경험하게 된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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