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정가은, 모유 수유 공개…관종일까 모성일까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정가은이 모유 수유 모습을 SNS로 공개한 건, '관종'일까 '모성'일까.

정가은이 1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딸에게 수유 중인 사진을 올리고 "이젠 수유하면서 셀카 찍는 여유가"라고 적자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었다.

'민망하게 굳이 SNS에 올릴 필요 있느냐'며 소위 '관종'(관심종자.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터넷 용어)이란 지적과 '아름다운 모성인데 숨길 필요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사실 모유 수유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만 두고도 찬반이 갈리는데, 정가은은 공공장소보다 더 공개적인 SNS에 올려 논란이 컸던 셈이다.

다만 정가은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의 수유 셀카 사진이 우리에게 다시 한번 모유 수유 공개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모유 수유 논란의 핵심은 여성의 가슴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시각차다. 반대하는 입장에선 모유 수유가 '은밀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여성이 가슴을 보이는 건 성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찬성하는 입장에선 모유 수유를 모성으로 바라봐야지 성적인 시선으로 보는 게 잘못이라는 반박이다.

두 입장 다 나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모유 수유가 궁극적으로 아기의 건강을 위한 행위란 사실이다.

여러 보고서를 통해 입증했듯, 모유 수유는 아기의 성장과 면역에 이롭다는 게 증명됐다. 이를 두고는 모유 수유 공개 찬성 입장이든 반대 입장이든 이견은 크게 갈리지 않는다. 따라서 아기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개적인 모유 수유를 반대하는 건 모순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수유실 등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유 수유 확대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공개적인 수유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를 주는 것뿐이다. 모유 수유의 공개가 계속 터부시 된다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미래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떠안게 된다.

정가은의 수유 셀카 사진으로 모유 수유의 공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침 지난주 8월 1일부터 7일까지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기도 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정가은 인스타그램]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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