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훌륭한 감독은 팀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SK 와이번스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감독 이·취임식을 실시했다. 이날 자리에는 신임 힐만 감독과 전임 김용희 감독이 참석했다.
SK는 지난 10월 27일 새로운 감독을 선임, 발표했다. 주인공은 힐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 이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미국인 감독이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을 맡았던 힐만 감독은 이후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도 역임했다. 이후에는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 코치 역할을 했다. 올해도 A.J. 힌치 감독을 보좌하며 한 시즌을 현장에서 보냈다.
힐만 감독을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것을 알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신임과 믿음을 얻기 위해선 최선을 다하겠다. 프런트, 선수단과 함께해 승리를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봤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빠른 시기라서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구단에서 제공해준 비디오가 도움이 됐다. 팀으로서 발전해 나갈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개선할 점은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쪽에서 파워를 갖고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20홈런은 물론이고 40홈런 타자도 라인업에 들어있어서 내년에도 지속됐으면 좋겠다. 2017년에도 2016년에 선보인 장타력을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종 통계자료를 둘러봤고 팀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고 있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등번호를 전임감독과 같은 88번으로 정한 이유는?
"일본에서도 이 번호를 썼기 때문에 편한 번호다. 김용희 감독께서 같은 번호를 쓰게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데이브 존 코치를 영입한 이유?
"매우 매우 좋은 코치다. 참을성도 좋은 코치이고 좋은 선생님이다. 새로운 곳에 왔기 때문에 상의할 사람도 필요했다"
-외국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선수단과 융화하는데 어려울 수도 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십은?
"신뢰에 기반해 선수들을 지도한다. 선수들, 코칭스태프와 신뢰 관계를 맺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는 '리스펙트'다. 한국을 존중하고 코칭스태프를 존중한다. 이러한 부분이 깊이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육성하겠다. 야구장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야구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오랜 기간 필드에 있으면서 선수들과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
-자신의 야구 스타일은 어떤것인가
"가장 훌륭한 감독은 그 팀의 장점을 살리는 감독이라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첫 두 시즌 동안 번트를 잘 대지 않았는데 일본에서는 번트를 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첫 두 해에는 투수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번트를 댈 만한 상황은 없었다. 우리팀(니혼햄)의 투수진 뎁스가 깊어지면서 한 점을 갖고 하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그 때부터는 다양한 방법으로 번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으로 번트를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개념은 없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할 때에는 번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용의도 있다"
-김광현이 해외진출을 할 수도, 잔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광현은 매우 좋은 투수다. 선수와 구단의 계약관계는 프런트에게 맡긴다는게 기본 생각이다. 우리팀에 속해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겠지만 일단 좋은 미래를 응원한다"
-올해 부족한 부분 중 하나가 베이스런닝이었다. 이 부분은 힐만 감독의 디테일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들은바로는 가끔씩 커뮤니케이션에서 전달이 잘 안됐다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 상황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잘못된 판단도 있었던 것 같다. 베이스러닝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한 부분이다. 특별한 훈련을 한다고 해도 개선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스피드가 팀의 장점인 것 같지는 않다. 보다 올바른 판단을 통해서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감독이 바뀌어도 팀의 체질이 바꾸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 팀 성적이 안 나오면 비판도 따라온다. 이에 대한 불안감은 없는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헷갈리게 하지 않고 일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계획과 열심히 일하는 코칭스태프가 있다면 (체질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사하게도 해외에서의 경험이 있었고 운 좋게도 모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물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뛰어났던 것보다 좋은 선수들과 프런트가 일원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팬 베이스 확대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연고지 인천에 대해서는 어떤 공부를 했는지
"원하는만큼 다 알지는 못하지만 공부는 했다. 연고지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팬을 늘리는데는 성공적인 경기를 해야 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겠다"
-일본 무대 때 경험이 감독 생활에 어떤 영향 미쳤는지?
"한미일 3개국에서 모두 감독을 하게 된 것은 축복 받은 일이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에서 배웠던 것은 선수들이 야구를 굉장히 존중한다는 점이다. 아침에 2군 코칭스태프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말한 부분은 '나는 당신의 나라에 있습니다. 당신의 나라와 야구를 존중하겠습니다'라고 일본에서 배운 점을 언급했다.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은 야구를 즐기면서 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겠고 디테일해졌으면 좋겠다"
-마운드 운용 철학
"강력한 선발진이 우선이다. 불펜을 최소로 소모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이 좋아야 한다. 선발투수의 어깨를 보호하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개수를 던지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개인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부상 경력, 이전 등판에서 몇 개를 던졌는지, 다음 등판이 언제인지 등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선발투수들에게 가장 요구하는 것은 정신적인 자세다. 효율적인 투구로 경기를 끝낼 수 있다는 점을 요구하고 싶다. 불펜에 대해서는 역할을 주고 선수들이 생각을 해야겠지만 '반드시 이것만 한다'는 생각 대신 유연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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