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피고인' 지성에게서 석호필의 향기를 느꼈다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성에게서 영국 배우 웬트워스 밀러를 느꼈다.

23일 밤 10시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이상민) 속 박정우(지성)은 탈주하는 모습으로 강렬한 첫 모습을 드러냈다. 땀이 흥건한 얼굴에 초점 없이 악에 받친 눈동자, 핼쑥한 턱선은 완벽한 탈주범의 모습이었다.

지성이 맡은 박정우는 딸 바보에 아내를 사랑하는 자상한 남편이자 정의롭고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대한민국의 검사였다. 박정우는 차명그룹 부사장 차민호의 별장 살인사건을 수사에 열을 올리던 어느날 딸 하연(신린아)의 생일 다음날부터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아내 윤지수(손여은)와 하연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게 됐다.

교도소에서 깨어난 정우를 연기하는 지성은 완연한 죄수의 모습이었다. 핏기도 생기도 없는 얼굴의 눈동자는 정처 없이 흔들렸다. '전화 한통만 하게 해달라'며 지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수신자는 없는 번호임을 확인하고 이성을 잃었다. '현실을 직시하라'는 교도관의 말에 짐승처럼 달려 들고, 절규하는 정우 역의 지성은 그야말로 소름 끼치는 연기를 펼쳐냈다.

실제로 지성은 촬영장에서 틈만 나면 뛰어 다니고 밥을 굶는 등 자신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 아내와 딸을 가진 지성은 이 같은 '피고인'의 설정에 대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피고인' 속 지성의 모습은 처절하고 참혹했다. 행복했던 시간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고, 아내와 딸을 살해 했다는 누명을 쓴 기억을 잃은 한 남자에 완벽하게 빠져들었다.

지성의 모습 속에서 과거 국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속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웬트워스 밀러)가 떠올랐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으며 이른바 '석호필'이라고 불렸던 작품 속 마이클 스코필드는 누명을 쓴 형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들어가는 인물이다. 그는 탈옥을 시도하고,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피고인' 속 지성의 박정우 캐릭터와 상당수 통하는 부분이 있다.

첫 방송된 '피고인'은 충격적인 설정과 전개로 시선몰이에 성공했다. 지성 역시 시청자의 시선을 완벽하게 사로잡을 만한 연기를 해내면서 '프리즌 브레이크' 이상의 흥행을 예감케 하고 있다.

[사진 = SBS '피고인'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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