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격 복귀’ 이대호,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나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구단의 진정성을 느꼈다.”

롯데 자이언츠가 ‘대어’ 이대호 잡기에 성공했다. 롯데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1시즌 이후 무려 6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그것도 고향 부산에서 야구를 하게 된 이대호다.

사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만 해도 롯데의 이대호 영입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였다. 기본적으로 본인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향한 의지가 강했고, 설령 미국에 남지 못해도 일본 구단들이 여전히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관심을 보였다. 롯데가 금전적인 부분에서 일본, 미국 구단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롯데 입장에서도 이번 스토브리그서 이대호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카드였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개인사를 이유로 팀을 떠났고, 유일한 희망으로 남아있던 FA 내야수 황재균마저도 꿈을 위해 구단의 제안을 고사했다. 그런 가운데 정상급 외인의 영입도 이뤄지지 못했다.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돌아선 팬심은 더욱 등을 돌렸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24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실 이대호의 거취가 명확하지 않았고 워낙 가치가 큰 선수여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라고 그 간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나 롯데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이대호 영입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다.

롯데가 이대호 영입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불과 지난 주. 이 단장은 “시간이 좀 지나면서 이대호 측도 거취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상황을 보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이대호 영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구단 프런트와 함께 이대호가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사이판을 직접 방문하는 정성을 보였다. 지성이면 감천이었을까. 이대호는 결과적으로 단장의 사이판 방문에 마음을 열었다. 이 단장과 이대호는 지난 18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서로 간의 의견을 공유했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졌다.

이 단장은 “이대호에게 반드시 선수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어필했다. 이대호도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내가 직접 사이판으로 간 부분에 대해 고마워했다. 롯데 구단이 나를 원한다는 진정성을 느끼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고, 결국 계약이 이뤄지게 됐다”라고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이 단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이대호도 본인의 야구인생이 서서히 마무리로 접어든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마지막은 언제나 친정팀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에 구단 측과 접점이 같았다. 그래서 더욱 계약이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대호를 향한 구단의 진정성 있는 접근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