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종영 '불야성', 이요원·진구·유이 배우들이 아까웠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20부작 월화드라마 '불야성'(극본 한지훈 연출 이재동)이 24일 허무하게 종영했다.

'불야성'은 불분명했다. 애당초 서이경(이요원)이 왜 욕망 속으로 폭주했는지 뚜렷한 이유로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않고 시작했다. 그러니 마지막회에서 돌연 폭주를 멈춘 서이경의 결말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서이경이 일면식도 없던 이세진(유이)을 자신의 파트너로 선택하는 과정도 느닷없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가진 자'들의 암투와 음모였다. 현 시국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시의성이 떨어졌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선명하게 갈려 대척하지 못했고, 사건의 전개까지 복잡해 시청자들이 따라가기만 힘들었다. 혼자 앞만 보고 폭주한 건 서이경이 아닌 '불야성'이었다.

이요원, 진구, 유이 등을 모아놓고 내놓은 결과물이란 점은 두고두고 아쉬울 일이다.

이요원은 이미 SBS '황금의 제국'에서 재벌가의 여인으로 호연했고, 진구는 KBS 2TV '태양의 후예' 등에서 남성적인 캐릭터에 특기를 보여왔으며, 유이는 MBC '결혼계약'에서 기대 이상 감성 연기로 호평 받았는데, '불야성'은 이들의 매력을 충분히 끄집어내지 못했다.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옷을 입은 듯했다.

이요원은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개에 아쉬운 부분이 없냐?'는 질문에 "아쉽죠"라고 털어놨다. 본인 스스로도 캐릭터를 납득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배우도 아쉽고 어려운 극본인데, 시청자들은 또 얼마나 아쉽고 어려웠겠는가.

[사진 = MBC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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