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오리무중’ 한화, 배영수 맑음·이태양 흐림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베테랑투수 배영수가 돌아왔지만, 한화는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짓지 못했다. 선발투수 후보 가운데 1명이었던 이태양이 시범경기서 연일 고전, 김성근 감독으로선 고민을 거듭하게 됐다.

이태양이 끝내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이태양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한화는 SK의 추격을 따돌리며 5-4로 승리했지만, 과제를 안은 가운데 시범경기를 마무리한 셈이 됐다.

이태양은 이날 한화가 5-0으로 앞선 4회말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 알렉시 오간도가 3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친 이후라 이태양으로선 부담을 덜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이태양은 제구 난조를 보였다.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안타를 맞은 이태양은 김성현을 삼진 처리했지만, 최정에겐 비거리 115m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몸쪽 낮은 코스로 던진 직구가 밋밋했던 탓에 허용한 실투였다.

이태양은 이후 정의윤(유격수 땅볼)-박정권(삼진)을 범타 처리했지만, 5회말도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김민식, 이명기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으며 추가실점을 범한 것. 이태양은 무사 3루서 이대수의 2루수 땅볼을 유도햇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이명기는 홈을 밟았다. 이태양은 한화가 1점차까지 쫓긴 6회말 송신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며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이태양으로선 아쉬움만 가득 남긴 시범경기가 됐다. 이태양은 이날 경기에 앞서 시범경기에 2차례 등판했지만, 번번이 대량실점을 범했다. 지난 15일 LG 트윈스전에서 3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5실점(5자책)에 그쳤고,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⅓이닝 8피안타(3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8실점(8자책)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태양은 한화가 믿는 선발 자원 가운데 1명이었다. 지난 시즌 29경기 가운데 25차례 선발로 등판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2015시즌 이전까지도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터였다.

하지만 2017시즌 보직은 아직 불분명하다. 시즌 개막을 5일 남겨둔 시점서 명확하게 언급한 선발투수는 외국선수 2명과 배영수였다.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이태양, 윤규진, 장민재, 송은범 등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형국이 됐다. 심수창 역시 선발투수 후보 가운데 1명이지만, 최근 목에 담 증세를 보여 컨디션을 점검하지 못한 게 아쉽다.

한화는 수술 및 재활을 마친 배영수의 성공적인 복귀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배영수는 시범경기서 2경기에 등판, 총 8이닝을 던지며 2승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1자책) 평균 자책점 1.13으로 활약했다. 실제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친 배영수를 두고 “계획대로 잘 준비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태양은 고전을 거듭, 한화로선 배영수의 복귀를 두고 마음껏 기뻐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시범경기는 컨디션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무대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도 받아들이기에 따라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태양은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시즌에도 전후반기에 걸쳐 전혀 다른 경기력을 펼친 바 있다. 전반기 12경기 5패 평균 자책점 6.64에 그쳤던 이태양은 점진적으로 구위를 회복, 후반기에는 17경기 5승 3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07로 분전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한 이태양은 올 시즌에도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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