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신태용호 성장 속도

[마이데일리 = 천안 안경남 기자] “이렇게 잘 따라올 줄 몰랐다” 신태용 감독이 잠비아를 완파한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에 한 말이다. U-20 축구대표팀의 흡수력은 신태용 감독의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4개국 축구대회 2차전서 백승호, 이승우(2골), 임민혁의 연속골로 잠비아에 4-1 완승을 거뒀다. 4개국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온두라스, 잠비아, 에콰도르 등 U-20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출전한다. 한국은 30일 제주에서 에콰도르와 최종전을 치른다.

2연승이다. 한국은 첫 경기서 온두라스를 3-2로 제압한 뒤 아프리카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잠비아까지 꺾고 순항했다. 두 경기서 7골을 넣고 3골을 실점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인상적이다. 선수들은 신태용 축구를 완벽히 이해한 듯 유기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했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공격 전개는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연상케 했다. 이승우는 “신태용 감독님 축구는 바르셀로나의 철학과 유사하다”고 말했고 백승호는 “신태용 감독님이 주문하신 패싱 플레이로 풀어나가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도 선수들의 흡수력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잘 따라올 줄 몰랐다. 포르투갈 전지훈련 후 새 선수가 많이 합류했는데 100% 따라와 주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 잘해줬다. 선수들 모두 감독이 주문한 것과 자신들의 기량을 최대한 보여줬다. 더구나 휴식 시간이 하루 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휴식과 훈련을 적절히 섞은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깜짝 등장한 미드필더 이진현에 대해서도 “생각 이상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 첫 경기 온두라스전에서 잘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빠른 흡수력은 신태용호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U-20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5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이해하고 전술적으로 표현하면서 팀의 완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을 상대한 잠비아 베스톤 참베시 감독은 “한국은 찬스에 강했다. 특히 전방에 포진한 선수들이 날카로웠다. 특히 좋은 감독 아래서 높은 전술 이해도를 가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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