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KGC, ‘사익스 카드’ 또 아끼기 위한 전제조건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GC인삼공사가 뒷심을 발휘,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하지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8-82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로선 부담이 큰 경기였다. 2차전에서 있었던 이정현과 이관희의 물리적 충돌 이후 여론이 악화됐고, 실제 이날 삼성 팬들은 이정현이 볼을 잡거나 교체될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이정현 역시 “심리적으로 흔들리긴 했다. 동료들이 격려를 많이 해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마음 고생을 전했다.

KGC인삼공사는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 등 외국선수들이 나란히 발목부상을 입었다. 이 와중에 3차전까지 패해 1승 2패에 몰렸다면, 기세라는 측면에서 보다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었다. KGC인삼공사에게 3차전 승리가 보다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물론 이제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KGC인삼공사는 사이먼이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인 반면, 발목 인대가 손상됐던 사익스는 여전히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사익스는 2차전에 결장했고, 3차전 역시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끝내 투입되지 않았다.

한숨 돌린 만큼,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의 4차전 투입 여부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한다. 시리즈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숲을 그리겠단다. “3차전과 같은 경기력이 4차전에도 나온다면, 사익스에게 더 휴식을 주고 싶다.” 김승기 감독의 말이다.

KGC인삼공사는 사이먼, 오세근, 이정현 등 3명이 주축을 이루는 팀이다. 사이먼과 오세근의 골밑장악력, 여기서 파생되는 찬스를 이정현이 살리는 게 주된 공격루트였다. 반대로 이정현이 오세근 또는 사이먼과 전개하는 2대2도 위력적이다.

이와 같은 KGC인삼공사의 강점은 사익스가 자리를 비워 위력이 반감된 터. 사익스의 돌파력과 속공전개능력이 사라지다 보니 이정현에 대한 견제도 보다 터프해졌다. KGC인삼공사로선 이정현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른 득점분포를 이어가야 챔프전 우승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양희종 역시 “사익스가 없다 보니 (이)정현이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득점, 어시스트, 경기운영을 다 해야 한다”라며 견해를 전했다.

양희종은 이어 “정현이가 철인은 아닌 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정선수가 볼을 오래 소유하는 것도 줄여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KGC인삼공사는 3차전서 7명이 총 2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승부처인 4쿼터에 5명이 고르게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야투율이 23.1%(3/13)에 그친 이정현 역시 총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집중견제 및 슛 감각 저하를 팀플레이로 메웠다.

김승기 감독이 사익스를 4차전 전력에서 아예 제외시킨 건 아니다. “‘좋은 흐름’이 온다면, 기용할 수도 있다”라는 게 김승기 감독의 말이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좋은 흐름이란, 승부를 걸거나 이길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승부처에서 사익스의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면, 짧은 시간이라도 출전시킬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사익스가 향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KGC인삼공사는 보다 탄력적으로 챔프전을 운영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 역시 사익스의 조기 복귀보단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을 원할 터. KGC인삼공사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3차전과 같은 경기력’을 4차전에도 발휘할 수 있을까.

[KGC인삼공사 선수들(상), 키퍼 사익스(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