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전 감독, LG 코치 합류…감독→코치 사례는?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LG와 현주엽 감독의 선택은 김영만 전 원주 동부 감독이었다. 김영만 전 감독은 이제 코치로 또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됐다.

창원 LG는 27일 현주엽 감독을 보좌할 신임 코치로 김영만 전 동부 감독이 합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영만 코치는 2014-2015시즌부터 3시즌 동안 동부의 감독을 맡았고, 매 시즌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김영만 코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창원은 나의 고향이다. 또한 LG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 창원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주엽 감독이 직접 찾아와 함께 하자고 말해 결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감독이었던 지도자가 코치를 맡은 사례는 종종 있었다. 청주 SK(현 서울 SK)의 창단 감독을 맡았던 안준호는 1998-1999시즌 중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잠시 공백기를 가졌던 안준호는 2000년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 코치로 임명돼 김동광 감독을 보좌했다.

안준호는 코치로 경험을 쌓은 이후인 2004년 삼성의 3대 감독으로 임명됐고, 삼성에서 7시즌 동안 203승 175패를 기록했다. 안준호는 현재까지 삼성에서 가장 오랫동안 감독을 맡았고,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감독으로 남아있다. 2005-2006시즌에는 삼성에 챔프전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김상식도 감독→코치 경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다.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코치-감독대행을 거친 김상식은 2007년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코치로 자리를 옮겼고, 2008-2009시즌 오리온스의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2008-2009시즌 막판 성적 부진 탓에 자리에서 물러난 김상식은 2012년 삼성으로 돌아온 김동광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를 맡았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도 이와 같은 코스를 밟은 지도자다. 2008-2009시즌 개막을 앞두고 KT&G 사령탑에서 물러난 유도훈 감독은 2009-2010시즌 박종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전자랜드의 코치로 합류했다. 2009-2010시즌 막판 감독대행을 맡게 된 유도훈 감독은 2010-2011시즌에 정식 감독이 됐고, 현재까지 전자랜드를 이끌고 있다.

감독→코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감독보다 코치의 나이가 많은 건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국내프로농구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최희암이 울산 모비스 감독으로 임명된 2003년 이우재 선생을 코치로 영입했던 게 그나마 손꼽을 수 있는 사례였다(최희암은 연세대 감독 시절에도 이우재 선생에게 코치를 부탁한 바 있다).

코치는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지만, 감독→코치를 강등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노련함, 전술 등 감독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만큼 코치 역시 한 팀의 구성원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NBA에서도 감독 경력이 있는 지도자가 코치를 맡는 건 비일비재하다.

최연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미국은 나이나 선후배 개념이 약한 만큼, 감독이 자신의 스승을 코치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레이커스 감독을 맡았던 댈 해리스가 댈러스 매버릭스 코치로 자리를 옮겼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말했다.

최연길 해설위원은 이어 “필 잭슨 역시 시카고 불스, 레이커스 감독 시절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만든 텍스 윈터를 코치로 데려갔다. 나이가 한참 많더라도 단장의 스승을 코치로 영입하는 사례도 있다. NBA에서 감독이 코치가 되는 것은 다시 감독이 되기 위해서, 또는 더 이상 감독은 무리라 판단해 코치를 맡게 되는 경우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LG는 지도자 경험이 없는 현주엽 감독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선진 농구와 같은 코칭스태프 선임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신선한 변화로 재정비에 나선 LG는 현주엽 감독-김영만 코치 체제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최연길 해설위원은 “현주엽 감독이 수비 조직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했는데, 동부가 수비의 팀이었다. 좋은 조합이 될 수도 있다. NBA 역시 팀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는데 초점을 두고 코치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김영만 LG 코치, 안준호-김상식-유도훈(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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