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경기 출전 앞둔 황진성 "ACL 무대, 꼭 다시 밟고 싶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3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둔 황진성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무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황진성은 올 시즌 강원FC가 치른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경기 모두에 출전했다. 공격진에서 주로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던 황진성은 강원FC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중원에서 안정적이고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공수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개막전에서 교체 아웃된 이후 6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선 2도움을 몰아치며 짜릿한 2-1 승리를 이끌었다. 강원FC에서도 여전히 그의 왼발은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황진성은 올 시즌 7경기를 더해 K리그 통산 298경기에 출전했다. 300경기 출전까지 불과 2경기만을 남겨뒀다. 강원FC는 오는 29일 전남 드래곤즈, 5월 3일 광주FC와 차례로 맞붙는다. 4일 사이에 전라남도에서 2경기를 치른다. 황진성은 최상의 몸 상태로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2경기에 모두 나선다면 통산 300경기 출전을 이룬다.

K리그 34년 역사에서 단 48명만이 3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황진성은 역대 출전 공동 49위에 올라있다. 공교롭게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한 박용호 강원FC 코치와 같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황진성은 역대 49번째 300경기 출전으로 박용호 코치의 아쉬움을 달랜다. 그는 K리그 통산 298경기에서 49골 6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통산 도움 단독 6위에 올라있다. 올해 7개의 도움을 추가한다면 역대 도움 2위인 몰리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황진성은 K리그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포항은 아시아를 평정했다. 그 중원에 황진성이 있었다. 황진성은 포항에서 11시즌 동안 뛰면서 K리그 2회, FA컵 3회, 리그컵 1회, ACL 1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의 기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진성은 “매번 정상에 오를 때마다 행복했다. 우승을 통해 ACL 무대를 경험했다. ACL은 매력적인 대회다. K리그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팀들과 대결한다”며 “강원FC에서 최고 목표는 ACL 진출이다. 다시 한번 꼭 ACL 무대를 밟고 싶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높은 목표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원FC에 와서 축구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축구를 보는 팬들이 저를 통해, 제가 있는 팀을 통해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다음은 황진성과의 일문일답.

- 3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행복하다. 잘해서 지금까지 뛰고 있다는 점에서 더 감사하다. 기회를 많이 주신 감독님, 코치님과 도와준 동료들이 있어 300경기까지 출전할 수 있었다."

- 300경기 출전은 역대 48명만 기록했다. 본인이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솔직히 어렸을 때는 그냥 자신감 있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좋지 않은 일도 많이 겪었고 이 과정에서 성숙해졌다. 그때부터는 좋은 선수로서 나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으로서 나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고 운동한 것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다. 혼자서 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다."

- 300경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포항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우승했을 때는 다 좋았다. 클럽월드컵 출전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때가 기억이 많이 남는다. 아쉬운 순간은 지난해다. 강등이라는 힘든 시간을 겪었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뛰지도 못했다"

- 49골 62어시스트로 50-5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욕심이 난다기보다 의식을 하게 된다. 조급하진 않다. 시간이 지나면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62어시스트는 K리그 역대 도움 순위 6위에 해당한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라는 평가가 많다.

"예전부터 그런 플레이를 좋아했다. 지단, 카카, 실바 등 창의적인 선수들을 좋아한다. 그런 이미지로 봐 주셔서 감사하다. 득점이나 도움 등 공격 포인트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오는 것이다. 올해엔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감독님이 어떤 부분을 요구하시는지 알고 있다. 어떤 역할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부담스럽거나 혼란스럽진 않다. 장점도 있고 보람도 있다. 뒤에서 선수들을 지원하면서 즐겁게 경기하고 있다. 경기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 이제 강원FC의 든든한 미드필더로 느껴진다. 강원FC는 어떤 의미인가.

"대게 편안한 느낌이다. 도시도 그렇고 팀 분위기도 그렇고 편안하고 푸근하다. 마음 편히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생활도 정말 즐겁다. 아내도 강릉이 너무 좋다고 한다. 열심히 잘해서 오래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강원FC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항상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신다. 고참 선수들에겐 이런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 하루하루 즐겁게 운동하고 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만 잘해서 결과만 나오면 바랄 것이 없다."

- 전성기가 다시 찾아온 것 같다.

"실력이 있다면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그만해야 하는데 억지로 하는 모습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되는 한 최대한 오래도록 하고 싶다. 강원FC 와서 더 깨닫고 있다. 축구할 때가 가장 즐겁다."

- 올 시즌 목표가 무엇인가.

"내년에 ACL에 나가는 것이다. ACL은 굉장히 매력적인 대회다. K리그에서는 겪지 못한 새로운 팀들과 맞붙는다. 원정 가면 새로운 환경도 느껴볼 수 있다."

-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축구를 하는 것이다. 즐겁게 오래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 팀 분위기는 어떤가.

"승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말 좋은 분위기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선수들을 배려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ACL이라는 목표라 높긴 하지만 잘해나가고 있다. 겨울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 최근에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이 새롭게 생겼다.

"식당에 갔을 때 알아보시면 감사하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인사라도 한번 드리고 밥이라도 사 드리고자 했다. 그러면 나도 기뻤다. 나를 아는 분들이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 무조건 응한다. 사실 사인이나 사진 촬영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다. 강원FC 팬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 주신다. 항상 감사드린다."

-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나로 인해서 축구 보는 것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저 선수, 저 선수가 있는 팀의 플레이를 보면 재미있다, 즐겁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사진 = 강원FC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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