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복귀' 신정환, 그의 거짓말을 우린 잊었는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신정환의 복귀는 도박보다 그의 상습적인 거짓말이 문제다.

신정환이 불법 해외 원정 도박 파문 7년 만에 공식 복귀한다고 27일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복귀를 마냥 환영하기는 어렵다. 도박 전력 때문이 아니다. 거짓말 탓이다.

신정환의 도박 사건은 소위 '뎅기열 파문'이 있던 2010년이 처음이 아니었다. 2005년에도 그는 불법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방송계에서 퇴출 당했다.

그때는 겨우 4개월 만에 복귀했다. 사실상 자숙 기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논란이 일었는데, 그래도 대중은 신정환이 "죄송하다"고 사과하자 그를 믿고 용서했다.

하지만 신정환은 5년 만인 2010년 자신을 믿었던 대중을 재차 배신하고 말았다. 또 불법 도박으로 물의 빚은 것이다. 그때가 '뎅기열 파문'이다.

당시에는 더구나 신정환이 출국 후 돌아오지 않은 바람에 MBC '라디오스타' 등 출연 예정이던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펑크' 났다. 애꿎은 제작진만 피해를 입었고, 방송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실망했다. 여기에 더해 신정환은 5개월 잠적 기간 중 '뎅기열 거짓말'까지 했던 것이다. 2005년 첫 번째 도박 사건 때 믿음을 줬던 대중을 신정환은 거짓말로 뒤통수친 꼴이다.

신정환은 그간 방송 복귀설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한 언론과 직접 인터뷰를 해서는 "추측 기사는 자제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그랬던 신정환이 단 수개월 만에 입장을 바꾸고 대형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많이 그리웠고 후회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늘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신중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활동 의지까지 피력했다.

하지만 믿기 어렵다. 신정환이 "경솔하고 미숙했던 행동으로 불편하셨던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으나, 과거에도 거짓말로 대중을 기만한 그의 말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신정환을 영입한 코엔스타즈 안인배 대표는 "신정환을 둘러싼 모든 이슈들은 그가 방송 활동과 함께 차근차근히 풀어갈 짐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박 사건'과 '거짓말 파문'을 소속사마저도 '모든 이슈들'이라며 대놓고 말 못하는데, 과연 신정환이 얼마나 진심으로 대중을 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씁쓸한 일이다. 신정환의 복귀를 옹호하는 일부 네티즌 중에는 '음주운전 한 연예인도 복귀하는데 신정환이 복귀하는 게 뭐 어떠냐'는 식의 의견을 내놓는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음주운전 한 연예인도 복귀하고, 도박에 거짓말한 연예인도 복귀하는데 뭐 어떠냐'는 말도 나오겠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