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636' 삼성 김헌곤, 득점권만 되면 미친다

[마이데일리 = 대구 고동현 기자] 22타수 14안타.

김헌곤(삼성 라이온즈)은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한 뒤 올시즌부터 소속팀에 복귀한 김헌곤은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29일 경기 전까지 24경기에 나서 타율 .321 3홈런 14타점 11득점을 기록했다. 소속팀의 분위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김헌곤의 활약은 몇 안 되는 위안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득점권 성적에 비하면 시즌 성적은 아무 것도 아니다. 29일 전까지 김헌곤의 득점권 성적은 19타수 12안타였다. 무려 타율 .632. 홈런 2개와 타점 13개도 곁들였다.

득점권 타율의 경우 최근에는 허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평균에 수렴해 간다는 것. 또한 시즌 초반인만큼 표본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타율 .632는 결코 쉽사리 나올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득점권만 되면 더 미치는 남자' 김헌곤의 활약은 29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김헌곤은 1회 첫 타석 무사 2루에서 메릴 켈리를 상대로 왼쪽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팀의 선취점을 만드는 적시타. 3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중간 안타를 날리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4회가 가장 아쉬움으로 남았다. 팀이 2-1로 앞선 2사 만루에서 켈리와 만난 김헌곤은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두 번의 아쉬움은 없었다. 이닝만 6회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2-1에 2사 만루. 이번엔 달랐다. 켈리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렸다. 그 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으며 3타점 싹쓸이 2루타가 됐다. 이날만 4타점째.

이날 결과로 김헌곤의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636(22타수 14안타)가 됐다. 반면 삼성 전체 타자의 득점권 타율은 .25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시즌 전체는 .258로 9위.

10개 구단 전체 타율이 평상시 .270에서 득점권은 .280으로 올라갔지만 삼성 타자들의 경우에는 .258에서 더 떨어졌다. 더욱이 김헌곤의 성적을 빼면 다른 타자들의 득점권 성적은 .208가 된다.

소속팀의 우울한 현실과 대비돼 더욱 빛나는 김헌곤의 웃픈 현실이다.

[삼성 김헌곤.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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