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라의 별나라] "임시완이 무슨 죄"…변성현, '불한당'보다 더한 감독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변성현 감독, '불한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큰 잘못을 저질렀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이 때 아닌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은 이는, 다름 아닌 연출자 변성현 감독이었다.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들이 화를 불렀다. 저속한 발언을 일삼아 공분을 산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제아무리 SNS가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한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과격한 표현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선 기간 특정 정치인과 지지자들 비하 발언부터 심지어 자신의 영화 '불한당'을 두고도 성적인 농담을 서슴지 않았다.

'데이트 전에는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대선 때문에 홍보가 되질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니네만큼 준비 오래했다', '정말 이제 불한당에서 벗어나고 싶다. 끝났다. 이 영화 꼴도 보기 싫다. 이제 깐느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평생 안 보고 싶다' 등의 멘트를 올렸다.

'엉덩이 큰 여자 치고 성격 나쁜 애가 없다'라는 글을 직접 리트윗하기도 했다.

더불어 '불한당에서 재호랑 현수가 잤음', '재호 무릎 위에 앉은 현수 보고 싶다', '불한당 GV 가고 싶다. 감옥 안에서 임시완과 설경구 섹X신 찍을 때 무엇에 중점을 뒀나요 질문할 것임', '이 영화가 얼마나 XX였냐면 그냥 둘이 각자 따로 떨어져 뱉는 대사조차도 엄청난 XX였다. XX였음에 틀림이 없으며 XX이다' 등의 평들을 리트윗했다.

여기서 재호는 설경구가, 현수는 임시완이 맡은 캐릭터이다. 이는 단순히 저속한 발언을 넘어 배우들에 대한 성희롱의 문제로 네티즌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더 놀라운 건 이 글들이 모두 최근까지 업데이트한 게시물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감독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변성현 감독을 믿고 따랐던 출연진 및 제작진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겼기 때문. 이번 논란의 후폭풍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닌 피해가 고스란히 출연진과 제작진 및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가 장난처럼 성적으로 희화한 '불한당'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기회였고 또 누군가에겐 인생의 반향점이 된 작품이었다.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배우 최초로 칸에 입성하게 됐다.

"요즘 영화를 말아먹어서 힘들어요. '불한당'의 칸 초청 소식에 그렇게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설경구)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트위터의 모든 글을 지우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분들께 더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염치없지만 여러분들께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불한당'은 제 개인의 영화가 아닙니다. 수백명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아무쪼록 이 영화가 저의 부족함 때문에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변성현 감독)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논란 진화에 급급한 호소문으로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이제와 흥행에 지장이 생길까 봐 우려한 듯, 남긴 글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든 이조차도 농락하는 작품을 도대체 어느 누가 온당하게 평가를 내리겠는가. 부디 '관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는 속담을 가슴 깊이 새기고 비판을 겸허히 수용,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CJ엔터테인먼트, 변성현 감독 트위터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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