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만든 이유 (인터뷰⑤)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신소원 기자] 봉준호 감독은 영화 '옥자'를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넷플릭스, 플랜B와의 긴밀한 협업과 다채로운 배우들의 출연으로, 제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등 다양한 이슈들로 관심이 높다.

봉준호 감독은 여러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차치하고, 한국 기자들과 '옥자'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옥자'의 상영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봉준호 감독은 "기다렸습니다"라며 "뭐 하나 툭 던지면 우르르 말씀드릴게요"라고 기대에 부푼 반응을 보였다.

'봉테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이야깃거리가 무수히 쏟아질 수 있는 영화였다. 앞서 마이데일리와 만난 한 프랑스 기자는 "상당히 정치적인 영화"라고 표현하며 "어젠다 무비"라고 평했다. 그만큼 사회적인 풍자들이 곳곳에 깔려있고 극장 밖을 나와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영화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다.

"요즘에는 반려인이라는 말을 하는데, 저는 준이라는 개를 키워요. 개, 고양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는 아니잖아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아요. 미자도 '옥자'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닭 백숙이라고 설정돼있고요. 인간이 동물을 먹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지금의 형태, 자본주의적인 형태 속 대량 생산되는 제품으로서 포섭이 됐지 않았나 싶은 거예요."

봉준호 감독은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극한 자본주의를 '옥자' 속에 녹여냈다. 또 '옥자'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콜로라도에 있는 거대 공장을 방문해 직접 다양한 공정 과정을 취재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보통의 공장들은 조립을 하는데 반대로 그런 공장은 동물이 분해가 되는 거잖아요. 그 과정들을 직접 보면 정말 충격적이에요. 그걸 보고 난 후로 한 달 반 정도는 고기를 못먹었어요. 모든 것이 압도적이었던 기억이 나요. 오랜 기간에 걸쳐 인류가 고기를 먹어왔지만 자본주의 시대에 인류가 고기를 먹는 방식은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어요. 꽤나 자연스러운 삶을 살았죠. 그런데 지금은 애초부터 먹히기위해 배치되고 키워지는 공장 시스템의 일부가 돼요. 고통 속에서 자랐다가 금속 기계 속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분해가 되는데 인간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된 거죠."

[사진 =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넷플릭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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