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중간결산②] 봉준호 '옥자', 수상여부 중요치 않은 거장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신소원 기자] 박찬욱 감독의 뒤를 잇는 새로운 거장 감독은 봉준호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제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낙점됐다. 이어 후배감독인 봉준호 감독은 '옥자'로 경쟁부문에 진출, 선배가 후배의 영화를 심사하게 됐다.

봉준호 감독은 전작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등을 통해 범상치 않은 세계관을 보였고 파격적인 장르들로 '봉준호 장르'라는 찬사를 얻었다.

칸 영화제에서 만난 여러 외신 기자들은 마이데일리에 "봉준호 감독은 이미 세계적으로 거장 감독이다", "봉준호 감독을 취재하기 위해 영화제에 왔다", "한계가 없는 감독" 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그만큼 봉준호 감독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설국열차'에 이어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은 "상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영화제 자체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또 틸다 스윈튼을 포함한 스티븐 연, 제이크 질렌할, 릴리 콜린스 등 외국 배우들은물론, 변희봉부터 안서현까지 국내 배우들까지 모두 봉준호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극 중 케이 역을 맡은 스티븐 연은 "미국에서는 배우들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감독들이 뭔가를 집어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봉 감독님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배우들에게 각자 색깔을 정해줬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플란다스의 개'부터 '옥자'까지 네 작품을 함께 하고 있는 변희봉은 "고목나무에 꽃이 핀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다 저물었는데, 뭔가 미래의 문이 열리는 듯 했다. 죽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 봉 감독이 '아시아 첩보원같다'라는 말을 했는데 다음에는 첩보원 영화를 기대해달라"라고 전했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과 이미 다섯 번째 협업을 기다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기대해 볼만 하지만 굳이 수상을 하지 않아도 이미 세계적으로 찬사를, 함께 작업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인정받는 연출가다. 그게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사진 = AFP BB/NEWS]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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