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상반기결산①] '봉순이' 박보영이 새로 쓴 드라마史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JTBC 드라마는 '힘쎈여자 도봉순'의 전과 후로 나뉜다.

2017년 상반기 JTBC는 '솔로몬의 위증', '힘쎈여자 도봉순', '맨투맨', '품위있는 여자' 등 네 편의 금토드라마를 선보였다. 학생들의 고민과 갈등, 여성 히어로, 첩보로맨스, 상류사회 풍자 등 변함없이 지상파와는 다른 참신한 소재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배우 박보영, 박형식이 주연으로 나선 '힘쎈여자 도봉순'이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똘끼충만한 재벌 2세 안민혁(박형식)을 만난 뒤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려냈다.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히어로물, 그것도 가녀린 외형을 가진 여성 히어로를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방영 전부터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성공의 일등공신은 자타공인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박보영이었다.

박보영은 타이틀롤을 맡아 특유의 사랑스러운 멜로부터, 도봉순의 과장된 액션, 애절한 감정 연기까지 폭 넓은 연기 소화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또 작고 귀여운 외형의 박보영이 엄청난 괴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갑(甲)들을 향해 날리는 펀치는 시청자에게 시원한 대리만족을 안겨줬다. 제국의 아이들 활동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박형식도 부담감을 털쳐내고 안민혁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의 호연 속에 '힘쎈여자 도봉순'은 말 그대로 대박을 냈다. 작품의 최고 시청률은 9.668%(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기준). 2012년 방송된 김수현 작가의 작품 '무자식 상팔자'의 성적을 5년 만에 갈아치운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이었다.

배우들이 첫 방송 전 시청률 공약 수치로 3%를 제시할 만큼 JTBC 드라마의 성적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지만, 목표치는 첫 회가 3.8%를 기록하며 단 번에 달성됐다. 그동안 참신한 소재와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성적 면에서는 신통치 않았던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성공은 시청자에게 금, 토요일 밤 11시 JTBC 드라마라는 하나의 선택지를 완전히 각인시켰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