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파수꾼', 역대급 황당 엔딩…김영광 죽이고 끝?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황당한 엔딩이다.

MBC 32부작 월화드라마 '파수꾼'(극본 김수은 박효연 연출 손형석 박승우)이 11일 종영했으나, 허무한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원성만 샀다.

특별한 주제가 없었다는 비판이다. 마지막회에서 남주인공 장도한(김영광)의 죽음을 암시하는 파격적인 엔딩을 선택했음에도 메시지가 빈약했다.

극 중 장도한은 여주인공 조수지(이시영)를 구하고 건물 밖으로 사이코패스 고등학생 윤시완(박솔로몬)과 함께 추락한 뒤 중태에 빠졌다.

명확하게 '죽음'을 표현하진 않았지만, "오늘 밤 넘기기 힘들 것 같답니다" 등의 대사와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조수지가 장도한을 추억하는 엔딩에 비추었을 때 장도한이 사망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했다.

다만 시청자들은 정작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경찰과 검찰을 농락하고 테러까지 저지른 악역 윤시완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았다는 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결과적으로 여주인공 조수지가 극 초반 딸을 잃고 결말에선 장도한까지 잃었으니, 흔하디 흔한 '권선징악'의 주제마저도 없었던 셈이다.

'파수꾼'은 방영 전 기대감과 달리 32부 내내 엉성한 구성으로 실망감을 안긴 작품이다.

조수지의 도망자 생활은 그다지 은밀하지 않았고, 고등학생 윤시완에 경찰과 검찰이 속수무책인 것은 지나치게 과장스러웠다.

특히 '파수꾼'은 장르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형사나 검사가 등장하는 추리, 서스펜스 작품에선 악당의 치밀한 범죄와 이를 풀어내는 주인공의 두뇌 싸움이 흥미를 자극하기 마련인데, '파수꾼'은 애당초 사건이 허무맹랑했고, CCTV를 장악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도 비현실적이다 보니 긴장감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장도한의 죽음이 모호하게 표현된 점과 엔딩에 돌연 등장한 속물 변호사 장면이 시즌2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한다. 다만, 지금 같은 완성도라면 시즌2는 욕심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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