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종영 '병원선', 하지원 골육종이라니…이게 최선입니까?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SBS '시크릿 가든'의 명대사 그대로다. "이게 최선입니까?"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이 2일 종영했다. 배우 하지원의 첫 의학드라마 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병원선'의 성적표는 준수했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 13.0%까지 달성했고, 오르락내리락했으나 수목극 1위 자리도 선방한 편이었다.

다만 성적에 비해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성으로는 호평을 얻지 못했다.

KBS 2TV '황진이'를 비롯해 MBC '다모', '기황후',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시크릿가든' 등 수두룩한 히트작을 내놓고 여러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오갔던 하지원이지만, '병원선'에선 극 초반 의사 송은재 역할에 다소 힘이 들어갔다는 평을 들었다.

극이 전개되며 캐릭터가 안정세로 접어들었으나, 초반의 평가는 하지원의 명성에 비추었을 때 스스로에게도 아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남주인공 의사 곽현 역을 맡은 그룹 씨엔블루의 강민혁은 당초 제작발표회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내비쳤던 자신감에 못 미쳤다.

제작발표회 당시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향한 비판 관련 질문을 받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별다른 생각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제가 작품을 2010년부터 해왔기 때문에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안 해봤다"고 태연한 모습을 드러냈던 강민혁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대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다급한 상황이든 애절한 장면이든 표정 연기는 단조로웠고, 몸짓과 발음은 경직돼 있었다. 흔히 '연기돌'들이 지적 받았던, 화면에 예쁘거나 멋있게 나오는 데 신경쓴 듯한 연기를 강민혁 또한 여러 장면 노출했다.

극본은 기대 이하였다. 각종 의학드라마가 탄생하며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흐름 속에 '병원선'은 전문적인 정보 면에서부터 기존 의학드라마보다 발전하지 못했다.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으로 일컫는 '장르 불문 러브라인'은 '병원선'에도 등장하고 말았다. 이 탓에 '의사들이 사랑하는 드라마'라는 혹평을 자초했다.

그렇다고 의학적인 이야기와 러브라인이 매끄럽게 연결되지도 않았다. 특히 마지막회에 느닷없이 등장한 송은재의 골육종 설정은 '맥락 없는 전개'의 절정이었다. 감동은 없고 황당함만 남겼다.

연출 역시 긴장감과 속도감이 떨어졌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90년대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베테랑 하지원과 신인 격인 강민혁이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않고, 둘의 연기가 섞이지 못한 것 또한 연출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탓이 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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