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가슴 따뜻하지만 치열했던 남북축구 대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일본 유진형 기자] 가슴 따뜻하며 치열한 축구 남북대결이 일본에서 펼쳐졌다.

지난 11일, 12일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와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여 남북축구 대결이 있었다.

보통 남북축구에서는 양팀 선수들이 치열한 몸싸움 후 넘어지면 상대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여자대표팀 윤덕여 감독과 김광민 감독은 지난 1990년 열린 남북통일축구서 선수로 맞대결을 펼친 경험이 있다. 두 감독은 나란히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그라운드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서로 인사없이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2018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1-1로 비기는 바람에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이번 남북대결을 위해 철저히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로 김광민 감독은 이번 대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의 아픔을 여러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 후 한골밖에 넣지 못한걸 아쉬워하기까지도 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12년째 북한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남자축구대표팀 신태용과 감독과 안데르손 감독은 기자회견때부터 친밀감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안데르손 감독에게 통역기를 직접 착용시켜주기도 했고, 남북 축구대결때는 경기 전 악수와 포옹을 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자 축구에서는 한국이 북한 리영철의 자책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답답했지만 양팀다 최선을 다한 경기였고 조총련계 북한 응원단은 승리한 한국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7승 8무 1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여러가지 훈훈한 모습을 남긴 이번 남북축구 대결을 계기로 일제강점기 시절 1929년부터 해방 직후인 1946년까지 계속돼 왔으나 한국전쟁 등 남북 분단 이후 중단된 경평축구(서울-평양의 지역 대항 축구 경기) 부활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나아가 축구로 인해 남북관계 개션을 위한 대화가 이어졌으면 한다.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만난 남북축구. 사진 = 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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